【stv 박상용 기자】=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나날이 깊은 한숨을 들이쉬고 있다. 공단이 재가동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운영자금 부족과 거래선 미회복 등으로 어려움만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서울 여의도 비대위 사무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연 한재권 개성공단정상화촉구 비상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은 “업종별 차이는 있지만 실제로 정상가동을 하는 업체는 손에 꼽힌다. 문만 열렸을 뿐이지, 매출은 없다”며 어려움을 털어놨다.
123개 입주기업 중 공장이 돌아가는 곳은 40%를 가까스로 넘고, 그렇다고 북한 근로자들을 집으로 돌려보낼 수도 없다. 한 회장은 “인력부족은 꾸준히 야기됐던 문제라 다른 곳으로 인력이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전원 출근 시켜야 한다”고 토로했다.
유창근 비대위 대변인은 “정부는 인력출근을 기준으로 개성공단이 70~80% 가동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조업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입주기업들 입장과는 오차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이로 인해 빚어지는 오해를 설명했다.
2008년 개성공단에 입주한 박남서 (주)컴베이스 대표 역시 “직원 확보를 위해 형식상 문만 열어놓은 업체도 많다”고 전하며, 바이어 신뢰 회복도 극복해야 할 난제로 꼽았다. 박 대표는 “개성공단이 언제 다시 열릴 줄 알고 바이어들이 마냥 기다려줬겠느냐. 어디로든 거래선을 돌렸을 텐데 이를 다시 끌어오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설사 거래선이 회복되더라도 자재를 들여오고 완제품을 만들어내기까지 걸리는 시간도 무시할 수 없으며, 무엇보다 이번 이산가족 상봉이 돌연 무산됨에 따라 개성공단에 대한 신뢰도가 더욱 떨어진 꼴이 됐다고 알렸다.
그는 이어 “입주기업들도 놀랐는데 바이어들은 어땠겠냐. 또 무슨 돌발사태가 발생할까봐 불안해하는 기색이 역력하다”고 전했다.
또 다른 입주기업 대표는 “출입문만 열어주고 ‘알아서 살아남아라’는 식이면 공단은 이미 존재가치가 없어진 것”이라고 호소했다.
이에 비대위는 개성공단 지속성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며 정부에 3통(통행․통신․통관) 해결을 위한 당국 간 회담 즉각 재개를 비롯해 기업 신뢰 회복을 위한 대책 마련, 경협 보험금 상환 유예 등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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