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측 김기웅 수석대표와 북측 박철수 수석대표는 이날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지난 회담 때와 마찬가지로 ‘날씨’를 주제로 인사를 나눴다.
박 수석대표가 먼저 웃음을 보이며 “오늘 날씨가 괜찮다. 어떻게 좀 좋은 결과가 나올 것 같느냐”고 묻자 김 수석대표는 “이렇게 비가 오다가 그쳤을 때 그동안 고쳐야 할 게 있었다면 고치고, 부족한 게 있다면 잘 보강을 해서 또 비바람이 치고 폭우가 와도 끄떡없이 흔들리지 않는 집을 지었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답했다.
그러자 박 수석대표는 “안개가 걷히면 먼 산의 정점이 보일 것 같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했고, 이에 김 수석대표는 “좋은 말씀”이라고 말을 받았다.
지난 3차 회담에서도 양측은 전체회의에 앞서 날씨를 주제로 대화를 나눴지만, 당시 양측은 서로의 입장을 내세우며 팽팽한 입씨름을 펼치고, 으레 나누는 악수도 하지 않아 이견 조율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올 만큼 분위기는 ‘흐림’이었다.
반면 이번 만남에서는 지난번과 다른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한 노력이 엿보였다. 양측은 비록 굳은 표정이었지만 카메라 앞에서 긴 시간 악수를 나누는 등 앞선 회담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로 시작했다.
남북 당국 간 실무회담이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든 가운데 열린 이번 4차 회담은 개성공단 정상화의 중요한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3차 회담에서 우리 측은 ‘발전적 정상화’라는 원칙 아래 공단 중단 사태에 대한 재발방지책과 국제적 수준의 기업활동 보장을 요구했지만, 북측은 조건 없는 조속한 공단 정상화를 주문해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이날 회담에는 우리 측 김 수석대표를 비롯해 홍진석‧허진봉 통일부 과장이, 북측에서는 박 수석대표와 황충성 민족경제협력위원회(민경협) 참사, 원용희 등 3명이 대표로 나서 개성공단 정상화와 가동 중단 재발방지책과 관련해 남북이 3차 회담에서 교환한 합의서 초안의 문구와 내용을 두고 본격적인 협상을 벌일 전망이다.
2007@paran.com
www.stv.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