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공업이 지난 12월 16일 부산 영도조선소 생산직 노동자 400명을 2월 7일까지 일방적으로 정리해고 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가운데 한진중공업 노조가 사측이 추진 중인 대규모 정리해고 방침에 반발해 20일부터 총파업을 선언하고 사측과 전면전에 나선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경영상의 위기를 극복하고 수주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영도조선소를 첨단 조선소로 바꿔야 하고 그를 위해서는 정리해고가 불가피 하다는 입장이만, 정리해고는 노동자에겐 곧 사형선고나 다름없다. 특히 부산지역 경제에서 큰 역할을 차지하는 한진중공업의 정리해고는, 단지 노동자 가족의 몰락이 아니라 지역경제의 몰락이라는 심각한 사태를 초래할 수도 있다.
문제는 현재의 한진중공업의 경영위기는 한진중공업이 2006-2008년 16억 달러를 들여 필리핀 수빅조선소에 무리한 투자를 한 데서 비롯된 것이며, 2조원이 넘는 차입금으로 1700억의 이자비용까지 지출하고 있는 것은 경영진의 책임이지 노동자들의 잘못이 아니라는 점이다.
게다가 한진중공업은 필리핀 수빅조선소에 모조리 수주물량을 몰아주어 3년 치 작업량을 이미 확보했으며, 올 3분기까지는 영업이익 521억을 기록해 경영실적 또한 개선되는 중이라고 한다.
특히, 한진중공업은 대규모 정리해고 계획을 통보한 다음날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이 120억, 조 회장 아들인 조원국 상무는 80억을 주식배당금으로 챙겨가기도 했다. 아울러 한진중공업 사내이사 4명의 9개월 치 임금이 8억 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반면 현재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의 평균 연봉은 임금삭감으로 3천만원대 초반 정도라고 알려져, 조 회장 일가가 챙겨간 주식 배당금만 합쳐도 400명 노동자의 총 연봉 합계를 뛰어 넘는 다는 것이고, 회장 일가가 수백억 배당금만 조금 양보해도 정리해고는 피할 수 있다는 결론이며, 한진중공업 3/4분기 이익잉여금이 1천 여 억 원 에 달해 정리해고 정당성에 의문이 커지고 있다.
아울러 전자 공시된 한진중공업 3/4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4명의 사내이사가 1인당 1억 9천 9백만 원의 임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모두 합해 7억 9천 9백만 원이다. 4명의 사내이사는 대표이사인 조남호 회장, 조선부문 대표이사인 이재용 사장, 조선영업본부장이자 조 회장의 아들인 조원국 상무, 건설부문 대표이사인 송화영 사장 등이다. 그리고 3/4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한진중공업의 이익잉여금이 1천 55억 5천 9백 5십만 원이었다.
한진중공업은 차입경영으로 인한 경영위기를 노동자에게 전가하고, 자신들의 주머니는 끝까지 챙기겠다는 파렴치한 행동을 중단해야 한다. 만일 한진중공업 무책임한 정리해고가 강행된다는 죄 없는 노동자들은 길거리에 쫓겨나고 지역경제가 커다란 위기를 맞게 될 것이다.
【임창용 기자 news@stv.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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