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명에 점심제공, 일당 5만원 지급
엄기영 한나라당 강원지사 후보측이 강원도 강릉의 펜션에서 불법전화 선거운동을 하다 민주당 당직자에게 적발되어 선관위와 경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현장 기자회견을 통해, 민주당은 5일전에 강릉시 안현동에 위치한 ‘바다향기’ 펜션에서 불법선거운동을 대대적으로 한다는 제보를 받고, 4월 22일 민주당 당직자는 3일간 잠복을 통해 사실 확인과 현장에 35명분의 도시락이 배달된 것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장에 당직자 2명은 퇴로를 차단하고 12시13분경 강릉경찰서에 112 신고를 했으며, 12시40분경 선관위에서 현장에 도착했고, 경찰은 오후 1시 넘어 현장에 도착했다. 통상적으로 112신고 이후 서울은 5분 내외, 경기도는 4분 내외에 현장에 도착하지만 40분이 지나서 현장에 나타난 경찰의 늦장출동에 대해서 민주당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당시 현장에는 약 35명의 여성들이 근거를 남기지 않기 위해 핸드폰으로 선거운동을 했으며, 이들은 일당 5만원과 점심식사도 제공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이 늦게 도착하는 그 사이에 이미 여성들은 핸드폰 통화기록을 삭제했거나 한나라당과 전화를 해서 지시를 받았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박 대표는 현장에서 입수한 전화멘트에 ‘안녕하세요. 한나라당 기호1번 엄기영 후보 선거사무실입니다. 4월 27일 수요일 투표 꼭 부탁드리며, 엄기영 후보 지지 꼭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라고 적혀있었으며, 유의사항에는 ‘엄기영 후보 사무실은 교동 시청방향 적십자회관 위 권성동 국회의원 사무실에서 같이 사용하고 있으며, 아울러 전화하시는 곳도 권성동 의원 사무실에서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 주십시오. 전화를 받으신 분들은 대다수 짜증날 수 있습니다. 이점 양지하여 다시금 친절함, 예의바름 부탁의 말씀을 드립니다’라고 적혀있어 발각된 펜션을 위장하기 위해 엄 후보의 강릉사무실로 하라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서 한나라당 엄기영 선거대책위원회는 사과문을 통해 자원봉사자들이 전화 선거활동에 대해 도민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하고, 이번 사건은 전적으로 자원봉사자들의 자발적인 행동이라며 자신들과 선을 그었다.
그러나 엄 후보자측이 자신과 무관하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불법선거운동들이 엄 후보를 위한 선거운동이었음이 드러났는데 이를 믿을 사람이 있을지 의문이다.
민주당 전현희 원내대변인은 엄 후보의 사과와 관련해서, “엄기영 후보는 펜션의 불법선거운동이 전적으로 자원봉사자의 자발적인 행동이라고 강변하고 있다”며, “이는 국민들을 상대로 또 다시 거짓말을 하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고 하는 후안무치한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전 대변인은 “30여명의 여성들이 펜션 멀리에 주차를 하고 도보로 펜션에 출입했다. 이는 여성들이 불법이라는 사실을 스스로 알고 있었다는 증거”라며, “엄기영 후보는 계속적인 거짓말로 진실을 숨길 것이 아니라 이제라도 강원 도민과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도지사 후보를 사퇴할 것”을 촉구했다.
【임창용 기자 news@stv.or.kr】
www.stv.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