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남수 교장 전역조치, '육사혁신TF' 구성
【STV 이호근 기자】=지난달 22일 육군사관학교에서 발생한 음주 후 생도 간 성폭행 사건에 대해 육사는 사건 관련자에 대해 책임을 물어 생도 대장과 교수부장을 비롯한 11명을 징계위에 회부하는 등 대대적인 문책을 하기로 했다. 아울러 이번 사건의 책임을 지고 사퇴의 뜻을 밝힌 박남수(58‧육사35기) 육사 교장(중장)에 대해서도 전역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3일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육군본부 인사참모부장 류성식 소장은 당시 음주 회식에 참석했던 교수 전원과 관계 훈육관 등 장교 9명을 징계 절차에 회부할 것임을 알리며 지휘책임을 물어 생도 대장(준장)은 보직해임 후 징계 정차에 회부하고 교수부장(준장)도 징계 절차에 회부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번 사건과 관련해 전반적인 책임을 지고 전역 의사를 표명한 육사교장을 전역 조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지난달 22일 육사 음주 회식 후 생도 간 성폭행 사건으로 인한 문책 대상자는 장성 2명, 영관장교 8명, 위관장교 1명으로 총 11명인 것으로 밝혀졌다.
사건 발생 직후 육군은 육군본부 감찰실장을 단장으로 합동조사단을 편성해 정밀진단을 시행했으며, 합동조사단 조사결과 생도 축제기간인 당일 오전 체육활동 후 점심식사를 겸해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2시까지 교수와 교수직원, 전공학과 생도 등 총 37명이 교내에서 음주 회식을 가진 것으로 드러났다.
2학년 피해 여생도는 이 자리에서 술을 열 잔 정도 마셨으며 회식 도중 지도교수의 인솔 하에 동기 여생도와 함께 생활관에 복귀했으나, 30여 분 뒤인 오후 2시 15분께 가해 남자 생도가 여생도의 방을 방문해 자신의 방으로 데리고 가 성폭행했다.
당시 회식 참석자들은 소주 30병과 맥주 72캔을 나눠마셨으며, 합동조사단은 허용 범위가 넘어서는 음주가 있었던 것으로 판단했다. 아울러 과음한 생도에 대한 관리와 여생도에 대한 보호 대책 등이 미흡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육군은 유사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육사 여생도 생활관에 지문인식 스크린 도어를 설치하는 등 여생도 보호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으며, 생도 간 이성 교제 관련 규정을 개정하는 등 성 관련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들을 취하는 한편 과도한 음주에 따른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생도에 대한 음주 승인권자의 범위를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아울러 새로 임명되는 육사 교장을 위원장으로 한 ‘육사 혁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사관생도 인성교육과 교수 및 훈육요원의 책임을 강화하는 방안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류 소장은 육사에서 발생한 불미스러운 일로 많은 분께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질책과 조언을 육군 발전의 기틀로 삼아 다시는 국민을 실망시키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root2-kr@hanmail.net
www.stv.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