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국내 자동차부품업체의 다각적 성장을 위해 ‘글로벌 중견’ 기업으로 타이틀을 붙여 육성하자는 목소리들이 많았다. 세계 100대 부품기업에까지 이름을 올린 업체가 완성차 제조사를 숙주로 기생해서도 안 되고, 흡사 숙주가 되어 희생되어서도 안 될 일이다. 떳떳한 독립 부품업체로 국위선양하기를 바라는 것이 업계의 바람이다.
산업연구원(KIET, 원장 송병준)이 29일 발표한 ‘자동차부품 중견기업 육성 및 경쟁력 강화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자동차부품기업들이 국내 중견기업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를 웃돌고 있다고 한다. 이는 연구개발투자의 확대와 수출 증대에 힘입은 것이다.
국내 자동차부품 1차 협력업체 420개를 분석한 결과 2008~2010년 평균 매출액이 1500억 원을 상회한 중견기업은 85개, 지난해에는 100개인 것으로 추정된다.
평균매출액은 2008년~2010년 1000억원 이상~1500억원 미만 자동차부품 중견기업이 56개로 자동차부품 중견기업체수가 모두 141개임을 감안하면 편중 없이 고르게 선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향후 성장의 위축이 불가피한 전망이다. 지금은 양호한 상황이지만, 세계 100대에 드는 유수의 국내 부품업체 모두가 국내 완성차업체의 계열사이거나 친족기업이어서 오히려 연구·개발 집약도가 일본이나 구미보다 낮은 편이다. 특히, 동급 최대라이벌인 일본의 경우, 집약도가 4.8%(2011년)로 우리의 경우는 그 절반수준에 불과하다. 글로벌 경쟁을 위해 특별한 집중과 보호가 요구되어진다. 일본의 우경화 바람에 편승한 엔저 공습으로 호혜적이던 시장풍토가 차제조업체도 업체지만 부품업체의 생존에는 더 가혹한 환경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에 따라 KIET는, 세계시장에서 떳떳이 경쟁할 수 있는 자동차부품 중견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자동차 부품기업과 이업종간의 크로스적 공동연구개발을 할 것을 제안하였다. 융복합 트렌드를 차부품시장에도 적용하자는 것이다.
한편, 차부품 수급의 안정화와 해외판로 확장을 위해 통합지원시스템을 구축하라고 조언했다. 이와 관련하여, 이항구 KIET 선임연구위원은 “자동차 부품 중소·중견기업이 성장에 필요한 자금·인력·정보 부족에 시달리고 있고,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기술과 제품의 수명주기가 단축되고 있다는 점에서 지원 정책의 연계를 통한 종합지원체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수십 년 간 대표산업으로 군림해온 자동차 산업의 숨은 공신들이 이제는 뫼비우스의 벨트처럼 안팎 구별 없이 열린 구간 어디로나 활보하는 글로벌 강자로 거듭나기를 바란다.
【최정은 기자 chjng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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