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김충현 기자】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해 어색한 답변을 내놓아 눈길을 끌었다.
윤 대통령이 총선 패배 책임을 지고 정치 일선에서 물러난 한 전 위원장에 대해 미묘한 답변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9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에서 기자들과 73분간 질의응답을 했다.
윤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한 전 위원장에 대한 질문은 두 차례 받았다.
‘한 전 위원장에게 사퇴를 요구한 적이 있나, 과거에 비해 소원해 졌나’라는 질문에 윤 대통령은 “한 전 위원장은 정치 입문 기간은 짧지만 주요 정당의 비대위원장 겸 총괄선대위원장으로 총선을 지휘했기 때문에 정치인으로서 확고하게 자리매김을 했다”면서 “앞으로 정치인으로서의 길을 잘 걸어 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사퇴 요구에 대해서는 “오해가 있었다”면서 “곧바로 풀었다”라고 했다.
윤 대통령이 한 전 위원장에 대해 질문을 받은 이유는 윤·한 갈등이 올해 내내 이어졌기 때문이다.
지난 1월 김건희 여사 명품 가방 수수 의혹이 급격히 확산되자 한 전 위원장은 ‘국민 눈높이’ 발언과 김경율 전 비대위원의 ‘마리 앙투아네트’ 발언이 나왔다.
당시 윤 대통령이 해당 발언에 대해 불편해 했다는 보도가 연달아 나왔고, 뒤이어 이관섭 전 비서실장이 한 전 위원장에 대해 사퇴를 요구했다는 사실이 공개되면서 윤·한 갈등이 불거졌다.
이후 한 전 위원장이 윤 대통령과 충남 서천군 화재현장에서 만나 90도 인사를 하면서 갈등이 진정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총선 이후 윤 대통령이 한 전 위원장에게 제안한 오찬을 한 전 위원장이 건강상의 이유로 거절하면서 윤·한 갈등이 여전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윤 대통령은 ‘한 전 위원장과의 오찬 불발 이후 따로 연락했거나 다시 만날 계획이 있는지’라는 질문에 “20년 넘도록 교분을 맺어왔다. 언제든지 만날 것”이라면서 “아마 선거 이후 본인도 많이 지치고 재충전이 필요한 것 같아서 부담을 안 주고 기다리는 게 맞지 않나 생각한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