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김충현 기자】한국장례문화진흥원 해외 장례문화 연수 프로그램에 과도한 관광 일정을 편성돼 논란이 일고 있다. 6박 8일간의 연수(A조), 7박 9일간의 연수(B조) 코스 중 각각 2일과 3일이 내내 관광 일정으로 짜여 있어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결재도 받지 못할 계획”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장례문화진흥원은 지난 6일 각 지자체에 ‘2023년 장사시설 해외연수 프로그램 계획(안)’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발송했다.
해당 계획에 따르면 2023년도 해외연수는 ‘선진 장사제도 및 장사시설 설치․운영의 우수 사례 벤치마킹, 다양한 장사시설 견학을 통한 장사분야 종사자의 역량강화 도모’를 목적으로 한다.
연수대상은 보건복지부와 각 지자체의 장사담당 공무원 및 공설 장사시설 종사자들이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A조는 오는 4월19일부터 26일까지 6박8일 일정으로 뉴질랜드와 호주를 돌아보고, B조는 오는 4월20일부터 28일까지 7박9일 일정으로 덴마크, 스웨덴, 핀란드를 견학한다. 이 나라들을 돌아보며 종합장사시설을 돌아보고 이를 우리 장사문화 발전에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A조가 6박8일 중 이틀, B조가 7박9일 중 사흘을 통째로 관광에 할애했다는 점이다. 이 해외연수 프로그램은 ‘국외여비’로 진행된다. 국민의 혈세를 들여 해외 장사시설을 둘러보는데, 장사시설 견학은 하루에 1곳 꼴로 견학하고, 2곳을 견학하는 날은 A조·B조 모두 단 하루뿐이다. 연수 일정에 비해 관광 일정이 과도해 언뜻 관광을 하러 가는 와중에 장사시설을 일부를 돌아보는 느낌이 들 정도이다.
해당 계획을 접한 지자체 공무원은 “이런 스케쥴의 해외연수는 위에서 결재도 못 받는다”라고 비판했다.
문제는 또 있다. 복지부 및 지자체 공무원, 장사시설 종사자 등이 연수대상이지만, 장례 전문가는 동행하지 않는다. 장사시설을 둘러볼 때 장례 전문가가 동행해야지만 시설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가능할 수 있지만, 이들은 연수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한국장례문화진흥원 고치범 원장은 “해당 계획은 저희 실무자가 여행사에서 받은 걸 그대로 내보냈다”라면서 “이대로 연수가 실시되지 않고, (다시) 픽스된 일정이 배포될 것”이라고 해명했다.
장례 전문가 동행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 고 원장은 “진흥원에도 여러 번 (해외연수를) 가본 사람이 있고, 공무원들이 화장시설을 다 가봤을 것”라면서 “전문가가 어떤 사람을 말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고 원장은 “현지 가이드와 토론만 해도 (해당 내용을) 충분히 습득하는 게 가능하다”면서 “미리 사전에 공부도 해가기 때문에 충분히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