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끄는 미국 정부의 보호무역주의 정책이 앞으로도 선거를 앞두고 정치적인 목적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아 중·장기적으로 계속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철강과 알루미늄에 이어 자동차가 통상 압박의 다음 타깃이 될지 모른다는 예상도 나온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3일 "취임 당시부터 보호무역주의를 표명한 트럼프지만 이번 관세엔 정치적 배경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오는 13일 펜실베이니아 주 하원의원 보궐선거가 예정돼있는데 이 지역구엔 철강, 석탄 등 구경제 산업이 몰려있다"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작년 12월 공화당 텃밭 주로 여겨져 온 앨라배마주에서 25년 만에 처음으로 민주당 상원의원이 당선되며 공화당이 충격 패를 당하는 등 민주당의 반격이 거세지고 있다"며 "이런 추세는 트럼프가 앞으로도 정치적 수단으로 보호무역주의를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철강, 알루미늄 이후 다음 타깃은 자동차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애리조나(AZ), 네바다(NV), 웨스트버지니아(WV), 인디애나(IN), 미주리(MO) 등 최종 결과를 예측하기 힘든 경합 주에 자동차 산업 근로자가 많이 종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예상했다.
박 연구원은 "보호무역주의 기조는 단기적으론 13일 펜실베이니아 보궐선거 이후 진정될 것으로 보이나 중·장기적으론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특히 보궐선거와 중간선거를 앞두고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어 "게리 콘 위원장의 사임도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라며 "트럼프 행정부 내 자유무역 선호자들의 입지가 크게 위축된 반면, 윌버 로스(Wilbur Ross) 상무부 장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Robert Lighthizer) 무역 대표, 피터 나바로(Peter Navarro) 국장으로 대표되는 강경 보호무역주의자들의 목소리가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박 연구원은 "시장은 이와 같은 보호무역주의 기조에 민첩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다국적 기업 비중이 높은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에 비해 내수기업 비중이 높은 러셀(Russel)200 소형주 지수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될수록 내수주의 상대적 강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하원 중 한 곳을 장악하는 데 성공할 경우 정책 불확실성은 상당 부분 해소될 것이나 보궐선거와 중간선거를 앞두고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야 한다"며 "내수주 비중을 늘리는 한편 잠재적 보호 대상 후보인 자동차 등을 유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