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정치팀】= 북한이 지난 6일 전격적으로 첫 수소탄 실험을 단행한 것은 오는 5월 노동당 7차 대회를 앞두고 김정은 시대를 본격화하기 위한 것이지만,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로서는 득(得)보다 실(失)이 더 많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7일 관계 당국및 학계 등에 따르면 김정은 제1비서가 올해 신년사에서 인민 생활 향상을 강조하며 경제 분야에 초점을 맞추다가 돌연 수소탄 실험을 감행하면서 국제사회에서의 신뢰는 더욱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이번 실험으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조치는 그 어느 때보다 강도 높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김정은 제1비서가 그토록 강조한 인민 생활 향상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와 관련,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내부적으로 김정은 체제에 대한 충성과 결속이 높아질 것이라는 점에서 '플러스'가 될 수 있지만, 대외적으로 북미·북중·남북 등 대외관계 모두 악화될 것으로 보여 '실'이 대단히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영기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김정은 제1비서가 그토록 강조했던 인민 생활 향상은 사실상 물 건너가지 않겠느냐"며 "북한 주민들의 고통만 더 심해질 것"이라고 강하게 지적했다.
조 교수는 "특히 북중 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며 "중국 정부 입장에서도 북한에 뒤통수를 맞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백학순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김정은 제1비서가 신년사와는 다르게 수소탄 실험을 단행하면서 국제사회에서는 '북한 최고지도자의 신년사도 이제는 믿을 수 없다'는 인식이 퍼질 것"이라며 "그동안 북한 최고지도자의 신년사는 예측 가능성이라는 측면에서 어느 정도 믿을 수 있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김정은 제1비서가 이를 뒤집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한 내부의 결속과 비밀 유지에는 성공했을지 몰라도 '김정은 리더십'에 대한 국제사회의 불신이 더 깊어질 것"이라며 "향후 한국과 미국의 차기 정부가 과연 김정은 제1비서와 대화할 수 있겠느냐"고 꼬집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김정은 제1비서가 강력한 군사 지도자의 모습을 국제사회에 각인시키려는 의도를 가진 것으로 보인다"며 "국제사회의 압박이 있더라도 더 이상의 경제적 손실은 없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