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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1주년]다시 찾은 팽목항…바뀌지 않은 대한민국

  • STV
  • 등록 2015.04.16 14:09:36
【stv 김충현 기자】= 오늘은 세월호 참사 1주년이다. 배는 침몰했지만 우리 가슴 속에 남았다. 295명의 희생자와 9명의 실종자는 아직도 갈 곳을 찾지 못해 방황하고 있다.
 
▲팽목항에 마련된 추모의 길. 저 멀리 빨간 등대가 보인다. 사진-김충현
 
4월의 진도는 벚꽃이 만발했다. 팽목항을 찾아가는 길은 벚꽃들이 흩날리며 봄을 실감케 했다. 희생된 아이들의 넋처럼 벚꽃 잎 하나 하나가 너울거리고 있었다. 진도에서도 끝자락에 위치한 팽목항은 조그만 항구에 불과했지만 세월호 사건 이후 전국에서 가장 유명한 항구가 되었다.
 
진도에도 벚꽃 흩날리는 봄 찾아와
팽목항 찾은 시민들 죄책감에 몸부림
 
세월호 1주년에 즈음해서 국민들은 삼삼오오 팽목항을 찾았다. 죄책감은 씻겨지지 않은 채 현재진행형이다.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에서 보여주듯이 정부는 사건의 진상을 밝혀내고자 하는 뚜렷한 의지를 보여주지 않고 있다.
 
팽목항에는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기 위한 추모객의 행렬이 끊이지 않는다. 부산에서 온 김경희(45)씨는 "어떻게 이런 사고가 벌어졌는지 모르겠다. 정말 있을 수 없는 일이다"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충남 공주에서 온 박기훈(58)씨는 "참담한 사고다. 책임지는 사람은 하나도 없고 애들만 불쌍하다"라고 말했다.
 
희생자 가족들은 진도를 떠나 있다. 가족들은 광화문 등에서 세월호 특별법과 특별조사위원회(이하 특조위)를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최근에는 특조위의 권한을 제한하는 특별법 시행령에 반발해 삭발을 하고 시위를 했다. 아직 돌아오지 못한 9명의 실종자 가족들은 진도를 지키고 있다.
 
실종자 9명 중에는 부자(父子)도 있다. 아버지 권재근 씨와 아들 권혁규 군이다. 권 씨 가족은 제주도 귀농을 위해 세월호를 타고 제주도로 가던 중이었다. 아버지와 아들은 아직도 돌아오지 못했다. 6살의 소년이었던 권혁규 군은 한살 아래인 동생 권지연 양에게 구명조끼를 입혀주고 희생된 것으로 밝혀져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다. 권재근 씨의 형이자 조카 권혁규 군의 큰 아버지인 권오복(62)씨는 팽목항을 지키고 있었다. 권 씨는 할 말이 많은 듯 보였다.
 
실종자의 형 "세월호 조속히 인양해야"
 
▲실종자 권재근 씨의 형이자, 권혁규군의 큰아버지인 권오복 씨는 아직도 부자를 기다린다. 사진-김충현
 
"내가 줄기차게 얘기하는 것은 딱 두 가지다. 일단 세월호를 인양해야 한다. 실종자를 찾는 것도 중요하고, 세월호를 그대로 놔두면 진도 바다 전체가 오염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골든타임이 세월호 사고 1주년이다. 반드시 인양해야 한다. 그리고 이 사건을 교과서에 수록해서 반면교사로 삼아야한다. 안전에 대한 확실한 대책을 세워야 이런 사건이 다시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두 번째는 유가족 보상 문제다. 나 같은 경우에는 2촌 지간(형제)이라 보상이 진행돼도 해당되지 않는다. 부모님도 돌아가신지 오래고.. 일도 놓고 1년째 진도에 와있다. (유가족도) 먹고는 살아야 하지 않느냐. 보상책을 내놓아야 한다."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에 반대하는 유족들은 돈 문제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얘기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생계가 막막해진 유족들을 위해 보상이 시급해 보였다. 권 씨는 답답한 심정을 격정적으로 토로했다. 같은 얘기를 몇 번이나 반복했는지 모르겠다며 하루 빨리 대책들이 실행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 씨는 참사 직후 진도실내체육관에 있다가 작년 11월20일에 팽목항으로 넘어왔다. 그 이후부터 줄곧 동생과 조카가 돌아올 팽목항을 지키고 있다.
 
팽목항 등대로 향하는 길에는 추모의 길이 펼쳐져 있다. 전국 각지에서 국민들이 직접 만들어서 보낸 타일을 설치하는 작업이 진행됐다. 광화문에서 1000장 규모로 만들어지기 시작한 타일은 진도 팽목항으로 넘어오면서 4300장으로 늘어났다. 국민들은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타일에 자신의 마음을 새겨넣었다.
 
타일 설치 작업은 '몽드림 배움터' 식구들이 진행했다. 배움터의 리더인 '몽피'는 자신의 문하생들과 타일을 설치했다. "여기서 일한 친구들은 '몽드림 배움터' 식구들이다. 몽피(夢皮)는 '꿈 몽에, 가죽 피'라는 뜻이다. 건축, 문학, 목공, 사진 등을 같이 공부하는 배움터다."
 
▲몽드림 배움터 식구가 세월호 타일 설치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김충현
 
몽피 식구들은 세월호 타일을 설치하는 작업을 '재능기부'로 진행하고 있었다. 몽피는 "이렇게라도 죄책감을 씻어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구슬땀을 흘리며 일을 했던 몽피의 얼굴은 새까맣게 그을려 있었다. 그는 그나마 날씨가 좋아서 다행이라고 했다. "지난 2월에는 흐리고 비가 와서 작업이 힘들었다." 그의 말처럼 타일을 보낸 국민들의 죄책감은 타일로 인해 옅어질까. 타일에 쓰여진 메시지들을 보면서 등대로 가는 길 위에서 시민들은 흐느꼈다. 꽃 같은 희생자들의 죽음이 믿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팽목항 한쪽 구석에는 '4.16 팽목분향소'가 자리하고 있다. 295명 희생자의 영정이 방문객을 맞이하고 있다. 방문객은 신발을 벗고 분향소로 들어가 국화 한 송이를 헌화한다. 분향소를 지키고 있는 김진철 씨는 단원고 김소연 학생의 아버지다. 파르라니 깎은 머리가 안스러워 보였다.
 
▲사람들이 팽목항 분향소에 헌화하기 위해 모여들고 있다. 사진-김충현
 
김진철 씨는 딸 소연이와 단둘이었다. 딸을 위해서는 뭐든 해주는 아버지였다. 그날 아침 딸은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고, 김 씨는 많이 울었다. 너무 많이 울어서 별명이 '울보'일 정도였다. 그는 혼자 되는 것이 두렵다고 했다. 모든 일이 다 해결되고 희생자 가족들이 각자 집으로 뿔뿔이 흩어지면 그는 혼자가 된다. 그 상황이 가장 두렵다고 했다.
 
박근혜 대통령, 세월호 1주년에 외국 순방길 나서

세월호 사건 초기에 희생자 가족들은 진도실내체육관에 머물렀다. 칸막이나 어떠한 보호장치도 없이 가족들은 방치됐다. 아비규환의 현장에서 가족들은 지쳐갔다. 하나로 뭉치던 그들은 희생자들이 하나 둘씩 밖으로 나오자 그들과 함께 진도를 떠났다.
 
실내체육관에 머무는 사람들은 점점 줄어들었고, 마지막 남은 실종자들 가족들도 팽목항으로 옮겨가면서 실내체육관은 텅 비게 되었다. 이제 체육관은 체육관 본연의 기능으로 돌아갔다. 진도군민들이 이용하는 체육시설로 돌아간 것이다.
 
▲참사 당시 희생자 가족들의 슬픔을 머금었던 진도실내체육관. 사진-김충현
 
사건 당시 희생자 가족들의 분노를 담은 함성은 오간데 없이 체육관은 썰렁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세월호 1주기인 4월 16일에 콜롬비아로 출국한다. 청와대는 박 대통령의 출국일자에 대한 비판이 일자 "콜롬비아 국내 사정상 어쩔 수 없다"고 해명했다. 304명의 국민이 이 땅을 한꺼번에 떠난 날도 박 대통령의 안중에는 없다. 304명의 가족들은 박 대통령을 향해 울부짖지만 그들의 울부짖음은 대통령에게는 들리지 않는 듯 하다.
 
소설가 박민규는 <눈먼 자들의 국가>에서 "우리가 눈을 떠야한다. 그래야만 아이들이 눈을 감을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세월호 1주기를 맞은 지금, 우리가 눈을 떠야만 희생자들은 비로소 편히 눈을 감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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