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정치팀】=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뉴욕의 주요 연구기관 대표들과의 간담회에서 당초 예정됐던 발언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박 대통령은 유엔총회를 위한 미국 순방의 마지막 일정으로 이날 유엔본부가 위치한 뉴욕 소재 5개 주요 연구기관 대표 7명과 간담회를 가졌다.
사전에 기자들에게 배포된 박 대통령의 모두발언 자료에는 "한국이 중국에 경도됐다는 견해는 한·미동맹의 성격을 잘 이해하지 못한 오해"라는 요지의 발언이 있었다.
그러나 청와대는 간담회가 끝난 뒤 "박 대통령이 원고대로 발언하지 않아 실제로는 이같은 발언을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 때문에 사전 배포된 원고를 토대로 기사를 작성한 언론사에서는 뒤늦게 기사를 수정하거나 삭제하는 해프닝도 발생했다.
이후 청와대가 배포한 수정 자료에는 박 대통령이 "국제적으로 여러 도전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고 동북아 정세의 유동성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북핵문제 등 도전 과제에 대해 창의적인 대응과 다원적인 해결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는 발언을 했다는 정도로만 짧게 소개됐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박 대통령이 중국 측으로부터 또 다른 오해를 사거나 외교적 파장을 감안해 실제 발언에서는 관련 부분을 뺐거나 청와대가 비공개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사전원고에 실린 박 대통령의 논리는 한·중 관계는 굳건한 한·미 동맹의 바탕 위에서 조화롭게 발전하는 것이기 때문에 한국이 중국에 경도됐다는 시각은 오해라는 것이다. 중국도 우리 측의 이같은 입장을 이해하고 있을 것이라는 언급도 있었다.
박 대통령이 이같은 발언을 준비했던 것은 주요 2개국(G2)으로 불리는 미국과 중국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중 간 밀월관계가 한·미동맹에 균열을 불러오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오해를 불식시키려 했던 것으로 보이지만 외교적으로 민감한 발언일 수 있어 이를 철회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