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정래 작가(오른쪽)가 "중국을 끌어안기 위해서는 언어적, 정서적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사진-김충현 |
【stv 김충현 기자】= 조정래 작가가 독자들과의 만남에서 "14억명의 중국을 끌어안기 위해서는 언어적·정서적으로 밀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8일 시작된 2014 서울국제도서전 자신의 작품 '정글만리'를 주제로 한 '저자와의 대화'에 참석한 조정래 작가는 "중국에 우리가 팔아먹을 수 있는 것이 수도 없이 많다"며 이같이 말했다.
조 작가는 "중국 관광객을 연간 1억명 불러 들이기 위해서 볼거리와 먹을거리를 준비해야 한다"며 "우리나라 사람들이 20년 전에 일본에서 전기밥통을 사왔듯 지금 중국 관광객들이 전기밥통, 화장품을 사간다"고 말했다.
그는 "(젊은 세대가) 영어와 중국어만 능통하게 할 수 있다면 살 길이 열릴 것"이라며 "'정글만리'는 40대 중반 이후 세대를 위해 쓴 것이 아니고 앞으로 사회를 이끌어갈 20~30대를 위해서 쓴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조 작가는 '정글만리' 집필 동기에 대해 "'아리랑'을 쓰기 위해 취재차 1990년에 중국에 갔는데 소련과 다른 모습에 충격을 받았다. 이때 소설로 써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며 "등소평의 개혁개방 10년의 결과로 중국 공산당이 건재하게 됐다. 북한과는 달리 집단농장을 포기한 결과는 성공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국이 보는 중국은 짝퉁에 게으르고 더럽다는 이미지다. 하지만 중국에 한국기업이 5만개가 나가있고, 우리나라 교역의 25%는 중국과 이뤄지고 있다"며 "기업들이 중국에서 총성없는 경제전쟁 중"이라고 설명했다.
자신의 작품에 '정글만리'라는 제목을 달게 된 경위에 대해서는 "인간들이 각축을 하는 만리(장성)의 정글이라는 뜻에서 달게 됐다"고 말했다.
조 작가는 "국립도서관장을 만났더니 '작년에 정글만리가 도서관 대출 1위였다'고 축하했다. 기분이 무척 나빴다.(일동 웃음) 책이 안 팔리면 작가는 뭘 먹고 사나. 책은 사서 봐야 지식이 되는 것이다. 사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조 작가는 소설가가 되고 싶다는 한 학생의 질문에 "모든 예술은 재능을 타고나야 하지만 재능이 절대적인 것인 아니"라면서도 "그야말로 뼈를 깎는 고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하나의 새로운 문장을 쓰기위해 끝없이 공부해야 한다. 정말 소설을 쓰고 싶다면 '해서 즐겁고, 누구보다도 더 하고 싶고, 할 자신이 있으면' 해야한다"고 밝혔다.
끝으로 조 작가는 "문자는 오늘날 가장 찬란한 문화"라면서 "책으로부터 집적되어 온 것이 문화이고 문명이다"라고 말했다. 조 작가는 "천재는 책을 끝없이 읽는 자들"이라며 "책을 열심히 읽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저자와의 대화'가 끝나고 사인회와 사진촬영이 이어졌다. 독자들은 '정글만리' 혹은 조 작가의 작품에 사인을 받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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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성고 학생들과 선생님이 조정래 작가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김충현 |
사인회가 이어지던 중 한 무리의 고등학생들이 조 작가를 둘러쌓다. 이들은 조 작가의 모교인 보성고등학교 재학생들이었다. 마침 이날 견학을 왔다가 조 작가를 본 것이다. 이들은 조 작가와 악수를 나누고 기념촬영을 하는 듯 선배님과의 만남을 만끽 했다.
조 작가는 "학연, 지연 이런 거 따지면 안 되는데 그래도 반갑다"며 후배들과의 깜짝 만남을 즐거워했다.
보성고 2학년에 재학중인 박구범 군은 "'김제동이 만나러 갑니다'라는 책에서 선배님을 보긴 했다. 이름만 알고, '태백산맥' 같은 작품을 읽어본 적은 없다"면서도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조 작가에 대해 "선배님이 자랑스럽다"며 뿌듯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