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픽처’ 작가 더글라스 케네디가 최신작 ‘모멘트’와 함께 돌아왔다.
2009년 출간돼 최고의 찬사를 이끌어낸 ‘빅 픽처’는 무려 18개월 동안이나 주요서점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빅 픽처’는 시골의사 박경철, 디자이너 김상봉 등 우리 사회 오피니언 리더들이 감명 깊게 읽은 책으로 적극 추천할 만큼 재미와 감동을 겸비한 수작이었다.
‘모멘트’는 더글라스 케네디의 2011년 작이다. 영화 <커플즈>의 주연을 맡은 배우 이윤지도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 소설을 읽은 소감을 밝혔다.
“더글라스 케네디의 ‘모멘트’를 읽었어요. 운명적인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는 소설인데 스릴러와 멜로가 섞여 있어요.… 주인공이 밉다가도 측은하고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들었어요. 순간이 모여 인생을 만든다는 내용이 멋지게 다가왔죠. 영화로 만들면 제가 주인공으로 출연하고 싶어요”
더글라스 케네디의 다른 소설과 마찬가지로 ‘모멘트’는 단지 연애소설의 범주에 집어넣기에는 매력적인 인물들이 너무 많이 등장하는 소설이다. 더글라스 케네디는 마치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처럼 다양한 울림을 한 곳으로 모아내는 기술이 탁월한 작가라 할 수 있다.
페레스트로이카 시절의 베를린, 미국 출신 작가 토마스와 동베를린 출신의 페트라는 처음 만나는 순간 운명적으로 사랑에 빠져든다. 완벽한 일체감 속에서 두 사람은 난생 처음 사랑의 기쁨을 맛보며 그리 멀지 않은 곳에 행복이 있음을 확신한다. 그러나 냉전시대의 어둠은 두 사람을 가만 내버려두지 않는다.
동서 양 진영의 치열한 첩보전이 전개되는 베를린에서 두 사람은 결국 시대의 어둠을 뛰어넘지 못하고 엇갈리는 운명을 맞게 된다. 사반세기가 훌쩍 지난 지금 토마스는 비로소 그 모든 순간순간이 모여 현재의 삶을 이루었음을 깨닫는다. ‘모멘트’는 사람이 사랑하며 살아간다는 건 이데올로기를 뛰어넘는 숭고한 가치라는 것을 토마스와 페트라의 사랑을 통해 새삼 일깨워준다.
뉴욕 맨해튼에서 태어난 작가는 다수의 소설과 여행기를 출간했다. 프랑스문화원으로부터 기사 작위를 수여받았고, 최근 30여 개국에서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는 작가이다.
【임창용 기자 news@stv.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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