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차용환 기자】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일본제출의 미국 철강기업 US스틸 인수를 불허하는 과정에서 고위 참모 다수의 반대 의견을 묵살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 정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일부 참모가 US스틸 인수를 조건부로 막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이를 무시했다고 전했다.
WP에 따르면 제프 자이언츠 백악관 비서실장은 지난 2일 오후 백악관 회의를 소집했다. 이 회의에서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을 비롯해 일부 참모는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에 잠재된 국가 안보 위협을 최솨화하는 방안을 모색하자는 의견을 제기했다.
곧 출범할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일본제철 측의 보완 조건을 고려해 인수 허용 여부를 결정하도록 하자는 제안이었다.
하지만 이튿날 바이든 대통령은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를 불허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의 국익을 위해 철강 생산 능력의 주요 부분을 차지하는 미국 기업(US스틸)이 필요하다”면서 “이번 인수는 미국의 최대 철강 생산업체 중 한 곳을 외국의 통제에 두는 것으로 국가 안보를 비롯해 공급망에 위험을 초래한다는 것이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의 판단”이라고 했다.
WP는 바이든 행정부가 US스틸 문제를 다룬 지난 몇 개월 간 존 파이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커트 캠벨 국무부 부장관, 람 이매뉴얼 주일본 미국대사, 재닛 옐런 재무장관, 재러드 번스틴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 익명의 상무부 고위 관료 등은 바이든 대통령의 인수 불허 입장에 반대하거나 우려를 표명했다고 분석했다.
일부 참모는 일본이 동아시아에서 미국의 가장 중요한 동맹국이며 가장 의지할 수 있는 동맹국 중 하나라고 강조하며 인수 불허가 미일 관계가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봤다.
현재 미국의 외국인 투자 1순위 국가가 일본이라는 점 또한 부각됐다.
미 법무부는 일본제철의 인수를 막을 경우 소송이 제기될 수 있다고 우려햇다. 일본제철의 인수가 국가 안보 위험과 무관하고 노동자와 US스틸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분석도 있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를 불허하면서 ‘노조의 수호자’로서의 이미지를 챙겼다. 다만 US스틸 노동자 수천 명의 운명은 위기에 처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