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김충현 기자】Z세대(젠지, GenZ)가 사회의 대세가 되는 20년 후에는 장례식이 사라질 것인가?
상조·장례업계가 미래를 예측하면 자주 던지는 질문이다.
이 같은 질문에 답변을 내놓은 책이 나왔다. 디미트리스 지갈라타스의 『우리는 의례를 갈망한다』이다.
원제가 ‘리추얼(Ritual)’인 이 책은 우리가 다양하게 수행하는 의례에 대해 짚어본다. 예를 들면 장례식, 결혼식, 신년회, 제사 등 우리가 정기적으로 행하는 행동들의 의미를 살펴본 것이다.
인간의 행동패턴을 감안할 때 결혼식이나 장례식을 하지 않아도, 또 신년회나 제사를 지내지 않아도 무방하다. 누구도 다치지 않고, 죽지 않는다.
하지만 사회학자 에밀 뒤르켐은 “의례가 없다면 사회는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지갈라타스는 책을 통해 ‘의례에는 이유가 없다’라고 했다. 세계 곳곳에서 전통 의례를 수행하는 이들에게 왜 의례를 하느냐고 물었을 때 돌아오는 답변은 공통적이었다.
“그냥 해요. 그건 우리 전통이에요. 그게 우리이고, 우리의 본분이에요.”
다시 말해 조상 대대로 이어져온 장례식의 형태를 지키는 것도 우리의 본분이다. 다만 형태만 뒤바뀔 뿐이다.
조너선 하이트는 종교의 기능에 대해서 “인간은 이성적이기 때문에 종교를 갖는 게 아니라 소속감 때문에 갖는다”라고 설명했다. 의례가 종교 의식에서 뻗어나온 걸 감안할 때 지갈라타스가 ‘그냥 한다’라고 설명한 부분은 ‘소속감’으로 대체할 수 있을 것이다.
즉 장례식은 고인을 추모함으로써 살아남은 이들을 하나로 묶는 역할을 한다. 고인을 추모하는 ‘상상의 공동체로서의 우리’를 형성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20년 후에 사회의 핵심으로 거듭나는 Z세대는 장례식을 하지 않을까? 장례식이 그때에도 존재하리라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투데이에 따르면 Z세대가 바라는 장례식은 ▲꼭 와야 하는 사람들만 왔다가는 장례식 ▲자녀가 없으니 친구가 치러주는 장례식 ▲여자도 상주를 할 수 있는 장례식 ▲생전 장례식 등을 뽑았다.
향후 장례식은 보다 새로운 형태로, 시대에 따라 진화된 형태로 진행될 것이다. 더 화려해지거나, 더 간소해지거나. 그것이 Z세대가 바라는 장례식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