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박상용 기자】일반적으로 집권 말기에 대통령의 지지율이 떨어지면 여당은 탈당을 요구한다.
인기 없는 대통령과 이에서 디커플링하려는 여당의 움직임에서 척력이 생기고 으레 대통령은 여당을 탈당해 무당적이 됐다.
하지만 이마저도 집권 4년차에 이르러 레임덕이 온 후에 벌어지는 현상이었다. 집권 초기부터 대통령과 여당의 관계가 불편한 경우는 찾기 어렵다.
그런 의미에서 윤석열 정권 같은 정권은 없었다. 윤 대통령은 지난 4·10 총선 이전부터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지속적으로 대립하고 있다.
정책을 놓고 대통령과 여당 대표가 대립한 것이라면 말이 된다. 국가의 미래를 놓고 대충돌한다면 국민들이 반색할 일이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자신의 부인인 김건희 여사의 사과를 거론하는 한 대표를 찍어내다 시피했다.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취임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한 대표에게 사퇴를 압박하며 불안감을 심어줬다.
집권 반환점을 도는 시점에서 대통령과 여당 대표의 관계가 껄끄럽다. 온 국민이 대통령과 여당 대표의 입을 바라보고 있는 상황인데도 양측은 사이가 불편하다.
윤 대통령은 한 대표와 하루라도 빨리 원팀으로 돌아가야 한다. 마음이 불편하다고 만찬 일정을 일방적으로 연기하고, 비한(동훈)계만 찍어서 함께 식사해서는 안 된다.
본질적인 문제와 별개로 정치는 이미지가 중요하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 사이의 삐걱거림은 야당의 주요 공격소재이며, 비아냥 대상이기도 하다.
혹시 대통령직과 여당 대표직이 영원하다 착각하는 걸까? 그 자리는 영원하지 않다. 윤 대통령도 한 대표도 2년 남짓한 시간이 지나면 자리에서 내려와야 한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지금이라도 만나 허심탄회하게 속내를 터놓고 정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야 한다. 그게 국민도 살리고 여당도 살리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