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김충현 기자】세상에 사연 없는 장례는 없다. 부천호텔 사망자 장례가 유족들의 눈물 속에 치러졌다.
지난 22일 오후 7시 39분께 경기 부천시 원미구 한 호텔에서 전기적 원인으로 추정되는 큰 화재가 났다.
유족들에 따르면 이 사고로 희생된 김모씨(28)는 평소 가족을 생각하는 따뜻한 사람이었다.
고인은 유학을 다녀와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사고 당시 불이 난 호텔 7층에서 모친에게 전화를 걸어왔다.
김씨는 “엄마, 호텔에 있는데 불이 났어. 소방대원들이 못 올라올 것 같아. 더 이상 통화를 못하겠어”라고 말했다.
이어 모친에게 “장례식 하지 말고 내가 쓴 일기장 그런 것 다 버려. 엄마가 내 몫까지 잘 살아야 해”라며 일종의 유언 같은 말을 남기기에 이르렀다.
김 씨는 이후 7층 객실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급히 이송됐으나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딸이 원하는 것은 뭐든 해주고 싶은 부모였지만, 장례식을 하지 말라는 마지막 말만큼은 지킬 수 없었다.
김씨의 부친은 25일 발인식에서 “아빠가 사랑한다, 미안하다”라며 통곡했고, 모친도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역시 이번 화재로 숨진 정모씨(44)도 이날 발인을 했다.
김씨와 정씨는 경기 화성시 함백산추모공원에서 화장을 하고 각각 함백산추모공원과 선영에 안치됐다.
한편 부천 호텔에서 난 사고로 총 7명이 숨지고 12명이 부상당하는 등 총 19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불길이 호텔 전체에 번지지는 않았지만 유독가스가 빠르게 퍼졌고, 객실에 스프링클러도 설치돼 있지 않아 피해가 큰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