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박상용 기자】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가 26일 전격 ‘사과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 씨의 기자회견은 최근 뚜렷해진 윤 후보의 지지율 하락세를 막기 위한 비상 대응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 씨는 이날 서울 국민의힘 당사에서 “날도 추운데 와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김 씨는 미리 준비한 입장문을 낭독하며 ‘죄송’ ‘송구’는 총 6번, ‘잘못’ ‘불찰’은 총 5차례 반복해서 말했다. 남편이라는 단어는 13번 말했다.
김 씨의 사과 기자회견은 지난 17일 윤 후보의 대리 사과가 오히려 논란이 되자 구체적으로 검토된 것으로 보인다.
선대위 차원에서 윤 후보 설득 작업에 나섰지만 윤 후보는 “몇 번이든 내가 사과하겠다”면서 반대입장을 뚜렷히 했다.
하지만 김 씨가 지신을 겨냥한 논란이 윤 후보의 지지율 하락세로 이어지자 결단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일과 학업을 함께하는 과정에서 제 잘못이 있었다”면서 “잘 보이려 경력을 부풀리고 잘못 적은 것도 있었다”라고 의혹을 인정했다.
김 씨는 “잘못한 저 김건희를 욕하시더라도 남편에 대한 마음만큼은 거두어주지 말아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라면서 죄송하다고 했다.
선대위에서는 김 씨가 어느 수준으로 사과하고 국민에게 어떤 말을 할지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선대위 차원에서 ‘청와대에 들어가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방안까지 보고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김 씨는 최종적으로 의혹에 대한 인정과 사과만 밝혔다.
[김건희 씨 사과문 전문]
날도 추운데 와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윤석열의 아내 김건희입니다.
두렵고 송구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진작에 말씀 드려야 했는데 너무 늦어져서 죄송합니다.
약 1년 전만 해도 이렇게 많은 기자님들과 카메라 앞에 대통령 후보 아내라고 저를 소개할 줄은 감히 상상도 못했습니다.
제가 남편을 처음 만날 날, 검사라고 하기에 무서운 사람인 줄만 알았습니다. 하지만 그는 늘 같은 옷을 입고 다니고 자신감이 넘치고 후배들에게 마음껏 베풀 줄 아는 그런 남자였습니다.
몸이 약한 저를 걱정하며 ‘밥은 먹었냐’ ‘날씨가 추운데 따뜻하게 입어라’ 제게 늘 전화를 잊지 않았습니다.
그런 남편이 저 때문에 지금 너무 어려운 입장이 됐습니다. 제가 없어져 남편이 남편답게만 평가받을 수 있다면 차라리 그렇게라고 하고 싶습니다. 저는 남편에 비해 한없이 부족한 사람입니다. 제가 사랑하고 존경하는 남편 윤석열 앞에 제 허물이 너무나 부끄럽습니다.
결혼 이후 남편이 겪은 모든 고통이 다 제 탓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결혼 후 어렵게 아이 가졌지만 남편이 직장 일로 몸과 마음이 지쳐 아이를 잃었습니다. 예쁜 아이를 낳으면 업고 출근하겠다던 남편의 간절한 소원도 들어줄 수 없게 됐습니다.
국민을 향한 남편의 뜻에 제가 얼룩이 될까 늘 조마조마 합니다. 일과 학업을 함께 하는 과정에서 제 잘못이 있었습니다. 잘 보이려고 경력을 부풀리고 잘못 적은 것도 있었습니다. 그러지 말았어야 했는데 돌이켜보니 너무나 부끄러운 일이었습니다. 모든 것이 제 잘못이고 불찰입니다. 부디 용서해주십시오.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저 때문에 남편이 비난 받는 현실에 너무 가슴이 무너집니다. 과거의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국민의 눈높이에 어긋나지 않도록 조심 또 조심하겠습니다. 많이 부족하지만 앞으로 남은 선거 기간 동안 조용히 반성하고 성찰하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그리고 남편이 대통령이 돼도 아내의 역할에만 충실하겠습니다. 부디 노여움을 거둬주십시오.
잘못한 저 김건희를 욕하더라도 그동안 너무나 어렵고 힘든 길을 걸어온 남편에 대한 마음만큼은 거두지 말아주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다시 한번 사죄의 말씀 드립니다.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