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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v 박상용 기자】= 6년 만에 성사되는 줄 알았던 남북당국회담이 무산됨에 따라 남북관계가 당분간 냉각기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전날 남북당국회담의 우리 수석대표를 차관급으로 결정한 것을 문제 삼아 12일로 예정됐던 남북당국회담에 불참하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해왔다. 이에 남북당국회담이 끝내 무산되며 그에 따른 여파와 파장도 커지고 있다.
당장 북한은 지난 7일 3개월 만에 재가동된 판문점 연락관 채널가동을 중단했고, 이 때문에 남북당국회담이 무산된 지 하루 만에 판문점 연락채널이 다시 끊겼다. 우리 정부는 오후에 다시 판문점 연락채널을 통해 연락을 취해볼 예정으로, 완전 단절 여부에 대해서는 좀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을 알렸다.
예정대로 남북당국회담이 열리면 논의하려 했던 개성공단 문제와 금강산관광 재개, 이산가족 상봉 등 남북 간 현안도 다시 원점이 됐다. 특히 개성공단 정상화 문제가 주요 의제로 꼽힘에 따라 개성공단 정상화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회담이 무산됨에 따라 이 역시 수포로 돌아갔다. 이에 조업 재개를 희망했던 입주기업들은 망연자실한 상태로 실망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조만간 시작될 장마로 기계와 설비 피해가 예상돼 현재의 잠정 가동 중단 상태가 완전 폐쇄의 수순을 밟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다.
남북 양측이 수석대표급의 격을 둘러싼 기 싸움으로 남북 회담이 무산됨과 동시에 남북관계는 일단 숨 고르기에 들어가 당분간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정부는 여전히 대화의 문은 열려있다고 언급하고, 북한도 대표단 파견을 보류한다고 밝히며 양측 모두 최악의 상황은 피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어 관계개선의 여지는 남아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남북 양측이 팽팽한 기 싸움을 벌였던 점을 감안하면 단기간 내에 상황이 개선되기는 어렵고 한동안은 냉기류가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완전히 판이 깨진 거라고 보기 어렵고 단기적으로는 냉각기를 피할 수 없다고 말하면서도 냉각기를 거치면서 남북이 다시 실무회담을 제안한다거나 조절해나가면서 당국회담을 재개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자금줄이 막힌 북한이 남측과의 경제협력이 필요하고, 국제사회와 중국 정부가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대화를 요구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북한이 현재 국면을 타개하기 위해 실무회담을 제의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정치권과 국제사회에서는 우리 정부와 북한이 수석대표급을 둘러싼 소모적인 기 싸움으로 한반도 평화구축이라는 본질을 놓쳤다고 비난의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김 교수는 이와 관련해 “남북이 상당히 협소한 지형에서 남북관계를 풀려고 한다는 국제사회의 시각이 있다”며 “격에 구애받고 남북관계를 적극적으로 풀어가기보다 명분과 자기논리에 집착했다”는 의견을 내놨다.
2007@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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