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자치단체장(부산 금정구, 인천 강화군, 전남 영광군·곡성군) 4명을 뽑는 10·16 재·보궐선거의 여야 대진표가 완성됐다.
미니 재보선에 기초장 선거이긴 하지만, 총선 이후 민심을 실제 가늠해볼 수 있는 첫 선거인 데다, 여야 모두 새 지도부가 출범한 뒤 처음 치르는 선거란 점에서 치열한 승부를 벼르고 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민주당 이재명 대표 등은 이번 재보선에서 예상보다 크게 질 경우 결정적이지는 않더라도 어느 정도는 정치적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후보 등록 마감일인 27일 기준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에는 국민의힘 윤일현 후보, 더불어민주당 김경지 후보, 조국혁신당 류제성 후보가 출사표를 냈다.
인천 강화군수 보선에는 국민의힘 박용철 후보, 더불어민주당 한연희 후보, 무소속 안상수·김병연 후보가 나선다.
전남 곡성군수 재선거에는 국민의힘 최봉의 후보, 민주당 조상래 후보, 조국혁신당 박웅두 후보, 무소속 이성로 후보가 4파전을 벌인다.
전남 영광군수 재선거에는 민주당 장세일 후보, 조국혁신당 장현 후보, 진보당 이석하 후보, 무소속 김기열 후보, 무소속 오기원 후보가 격돌한다.
전남 영광을 제외한 3곳에 모두 후보를 낸 국민의힘은 '시도당 중심·지역밀착형' 선거 기조를 내세우고 있다.
당 지도부는 지역 요청이 있을시 한두차례 선거 지역을 찾는 형식으로 측면 지원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한동훈 대표도 이날 인천 강화를 시작으로 28일 부산 금정, 다음 달 8일 전남 곡성을 방문하며 지원 유세를 벌이는 정도의 일정을 계획 중이다.
일종의 '조용한 선거'를 치르겠다는 것이다.
부산 금정과 인천 강화는 '텃밭'이고 전남 곡성은 야권 강세 지역이라 중앙당 차원의 집중 지원을 할 유인이 없다는 게 표면적 입장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당력을 총동원했다가 참패해 지도부가 물러났던 지난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의 경험을 반면교사로 삼은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국민의힘은 금정구청장 및 강화군수 보선에서 승리를 예측하지만, 금정구청장 선거에서 야권 후보 단일화 논의가 진행 중인 점, 인천시장과 강화 지역 국회의원을 지낸 안상수 후보가 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점 등이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예의 주시 중이다.
야당인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
이번 재보선을 4·10 총선 이후 야권이 밀어붙여 온 '정권 심판 프레임'을 연장할 무대로 간주하고 공세의 고삐를 죄고 있다.
특히 국민의힘이 약세를 보이는 현 야권의 '텃밭' 호남을 두고는 민주당과 혁신당이 사활을 거는 모습이다.
양당은 전남 영광과 곡성에서 양보 없는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다음 지방선거와 대선을 앞두고 지역 기반을 선점하려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이번 총선에서 제3당으로 부상한 혁신당은 전남에서 기초단체장 자리까지 확보해 지역 정당으로 기반을 마련한다는 포부를 내세웠다. 이에 '터줏대감' 민주당은 '원조'의 자존심을 지키고자 공을 들이고 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지난 23∼24일 영광과 곡성을 돌며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혁신당 조국 대표가 추석 연휴 전부터 영광과 곡성에 거처를 마련하고 숙식 선거운동을 진행하자 '텃밭 사수'에 나선 것이다.
한편, 보수세가 짙은 부산 금정에서는 후보 단일화를 두고 양당의 갈등이 고조되는 양상이다.
민주당과 혁신당은 이곳에서 단일화하지 않고는 여당 후보를 꺾기 어렵다는 데 공감하지만, 단일화 방식을 두고 감정싸움이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 황명선 재보선 지원단장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후보 등록 마감을 앞둔 이제라도 혁신당 후보의 사퇴에 의한 단일화를 촉구한다"고 주장했지만, 혁신당 황현선 사무총장은 기자간담회를 열어 "민주당이 정말 단일화를 원한다면 단일화 여론조사에 필요한 안심번호부터 신청하라"고 요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