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임정이 기자】수면 내시경의 경우, 내시경 하는 도중 헛소리 난동 등 당사자는 기억하지 못하는 이상행동을 유발하기도 한다. 이는 ‘역설 반응’으로 불러 지는데, 내시경 중 발생하는 역설 반응은 당사자가 기억할 수 없고, 기억하더라도 트라우마가 될 수 있어 매우 골칫덩어리다.
이에 수면 내시경을 꺼리는 환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한 내시경 환자는 비몽사몽으로 “어! 똥 지렸어”라고 우스꽝스러운 말을 해, 민망한 현상이 벌어졌다. 그렇다면 왜 수면 내시경을 할 때 헛소리를 하는 등 역설 반응이 발생하는 것일까?
수면 내시경은 자면서 하는 내시경 아니다?
우선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수면 내시경 중 이상행동에 대해 알아보자. 수면 내시경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면서’하는 내시경으로 오인하고 있다. 이에 수면 내시경에 대해 정확한 정의를 내리자면,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진정만 시켜 진행하는 다시 말해 ‘진정내시경’이라 할 수 있다. 수면 내시경 전에 미다졸람이라는 진정제를 환자 몸에 투약해 환자를 진정상태로 만드는 것으로, 이것은 가바(GABA)라고 하는 중추신경계를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실제로 환자가 수면 내시경 도중 의료진이 ‘옆으로 돌아 누워라’라는 지시를 하면 몸을 움직이기도 한다. 이와 비슷한 전례로 술을 들을 수 있는데, 술을 마셨을 때도 매우 졸리고 다음 날 이전 상황이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 등 수면 내시경과 매우 흡사하다. 이에 술이 센 사람은 진정 효과가 일반인 보다 떨어지기도 한다. 또한 과거 수면 내시경을 받았을 때 이상행동을 보였다면, 반복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약제를 줄이거나 교체하면 역설 반응 감소시킬 수 있어
역설 반응이란, 수면 내시경 중 헛소리나 난동 등 이상한 행동을 하는 것을 가리킨다. 역설 반응이 발생하면, 부끄러움이 문제가 아니라 검사 자체가 난감해지고, 검사 중 낙상사고가 발생할 수 있어 매우 위험하다. 실제로 심한 역설 반응 때문에 내시경 검사가 중단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역설 반응 재발률은 30% 수준으로 알려져 있으므로, 이전에 역설 반응으로 힘든 경험을 했다면, 의료진에게 미리 알리자. 다행히도 의학 기술의 발달로 역설 반응을 예방하는 방법이 있다.
과거 수면 내시경 중 역설 반응을 보였다면, 사전에 의료진과 상의해 약제를 줄이거나 변경하면 된다.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소화기내과 진은효 교수, 송지현 교수 공동연구팀 연구 결과, 실제로 미다졸람 역설 반응을 보인 사람에게 약제량을 과거보다 2mg 이상 줄여 투약했더니 역설 반응이 크게 줄어들었다는 사례가 있다. 또한 약제를 바꾸는 것도 방법이다.
실제 국내에서 수면 마취제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3대 수면 마취제’가 있다. 프로포폴·미다졸람·케타민이 이에 해당된다. 그러므로 미다졸람에 예민하면 또 다른 마취제인 프로포폴이나 케타민을 사용하면 된다.
프로포폴은 미다졸람과 다른 방법으로 진정 효과를 내기에 역설 반응이 잘 나타나지 않는다. 또한 프로포폴은 다른 마취제보다 마취유도와 회복력이 빨라 가장 많이 쓰이는 약이다. 보통 2~8분만 지나도 마취에서 깨어나고, 소변으로 모두 빠져나와 몸에도 전혀 남지 않는다. 한편 프로포폴로 내시경 검사를 하려면 병원 규정에 따라 마취과 의사를 동반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뒤따른다.
여기서 부연해 △고도 비만, △호흡기 장애, △목에 방사선 치료나 수술을 받은 경험, △심한 수면무호흡증(코골이), △심장질환, △부정맥 등의 위험인자가 있는 사람들은 수면 마취를 하기 전 의사와 충분히 상의하는 게 좋고, 비수면 내시경을 받는 것을 추천한다. 왜냐하면 다른 사람보다 호흡부전이 나타날 위험성이 더 높기 때문이다. 이에 이형묵 교수는 "코골이가 심하다는 것은 의식이 없어지면 호흡 기능이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런 경우 수면 마취를 하기 전 의료진에게 미리 알리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