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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사회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보도지침’ 원본 사료 수집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이사장 지선, 이하 사업회)와 민주언론시민연합(상임공동대표 김서중, 이하 민언련)은 6월 8일(월) 오전 10시 서울 남영동 민주인권기념관에서 ‘보도지침’ 사료 기증식을 개최하고, 이 자리에서 ‘보도지침’ 원본 사료를 최초로 공개한다.

보도지침은 전두환 정권의 문화공보부 홍보정책실이 작성해 거의 매일 언론사에 시달한 기사 보도의 가이드 라인이다. 제5공화국의 홍보정책실은 언론사의 협조를 명분으로 하였으나, 실제로는 언론사 편집국과 같은 역할을 수행했다.

전두환 정권은 보도지침을 통해 가(可), 불가(不可), 절대(일체) 불가 등의 단언적 지시용어를 구사하며 사건이나, 상황, 사태의 보도 여부는 물론, 보도 방향과 내용 및 형식까지 구체적으로 결정하여 시달했다.

보도지침의 치밀성과 구체성을 알 수 있는 사례로, 1986년 7월 검찰이 발표한 부천경찰서 성고문사건에 대한 조사 결과에 대해 검찰이 발표한 내용만 보도, 사건의 명칭을 ‘성추행’이라 하지 말고 ‘성모욕행위’로 표현할 것, ‘사건의 성격’을 ‘혁명을 위해 성을 도구화’로 뽑아주고, 변호인단의 반론 등을 실지 못하게 한 사례가 있다.

보도 불가의 사례로는 1985년 11월 ‘미국의 정보자문기관에서 발표한 ‘한국 군부의 집권 가능성 20%’에 대하여 일체 불가’가 있으며, 1985년 11월의 ‘학생의 날 연합시위에 대하여 보도 불가라 하면서 같은 날의 학생의 날 기념 ‘학생대축전’은 보도 가’로 한 사례 등도 있다.

또한 전두환 정권의 이미지 개선을 위해 1986년 4월 19일 ‘대통령집무실 “목민심서가 눈길을 끈다”라고 쓸 것’을 시달하기도 했다.

전두환 정권이 언론에 보낸 가이드라인이 1986년 9월 현직 기자에 의해 폭로되면서, 정권의 대(對)언론 정책 실상이 세상에 알려지며 국민들의 제도언론에 불신과 대안언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제도언론의 종사자들 역시 이 사건으로 정권의 조력자로 비추어지는 모습에 대해 각성하게 되었고, 이는 이듬해 발생한 6.10민주항쟁의 기반이 됐다.

이번에 수집된 보도지침 원본은 1985년 10월 19일부터 1986년 8월 8일까지 문화공보부 홍보정책실에서 보도 통제의 세부적인 일일지침을 마련해 전화로 각 언론사 편집국 간부에게 시달한 584건으로, 당시 한국일보 김주언 기자가 편집국에서 빼 내오고, 민주언론운동협의회 사무국장 김태홍(2011년 별세)과 실행위원 신홍범 등이 노력해 1986년 9월 월간 ‘말’을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이 사건으로 인해 ‘말’지의 김태홍 편집인, 신홍범 민언협 실행위원, 한국일보 김주언 기자가 국가보안법상 국가기밀누설죄, 외교상 기밀누설죄, 이적표현물 소지죄,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과 국가모독죄(외신 기자와 기자회견을 했다는 이유) 등을 적용받아 구속기소 되었으나, 9년 후인 1995년 12월에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이 보도지침을 소장하고 있던 월간 ‘말’지의 전 상무 임상택이 2019년 12월 민언련 35주기 창립기념식에서 민언련에 기증했고, 이번에 민언련이 이 사료를 사업회에 기증하게 됐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지선 이사장은 “민주언론시민연합이 소장한 귀중한 사료를 사업회에 기증해주셔서 감사드린다”며 “보도지침은 국민의 자유를 억압하고 독재체제를 공고히 하고자 한 전두환 정권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으로, 앞으로 사업회가 잘 보존하여 후대에 보도지침과 같은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민언련은 이번에 기증한 사료는 권력이 언론의 자유를 어떻게 박탈했는지를 보여주는 증거라며, 언론은 국민의 시선에서 바라보고 국민을 위해 공정하고 올바른 소식을 전해야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 ‘보도지침’ 사료를 잘 보존하여 앞으로 언론의 기능이 더이상 제약되는 일이 없도록 교훈으로 남겨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날 기증식에는 당시 ‘보도지침’을 폭로했던 신홍범, 김주원 두 기자가 함께해 자리를 빛낼 예정이다.

기증식을 기점으로 민언련이 관리하고 있던 사료는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로 이관되며, 사업회는 향후 정리 작업을 거쳐 올해 사료 정보 서비스인 오픈아카이브(https://archives.kdemo.or.kr)를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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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 · 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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