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폐기물 대하듯 하면서 코로나 사망자 염을 하라니?”

2021.12.16 17:56:48

박일도 장례협회장 격정 토로


【STV 김충현 기자】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사망자가 급증하면서 서울 승화원 등 전국 화장장에 코로나 사망자 시신이 화장을 대기하는 모습이 언론에 포착됐다.

그런데 코로나 사망자 시신의 화장 대기 자체는 비극적이었지만, 장례업계는 코로나 사망자 시신을 대하는 방역당국의 태도에 개탄하고 있다.

코로나 사망자 시신을 몇 겹으로 감싸 관에 모신 상태에서도 방역 관계자들은 마치 방사성 폐기물을 대하듯 몸을 몇 겹이나 감싼 방역복을 착용하고 있다.

장례업계는 “방역당국도 코로나 사망자 시신을 대할 때 혹시나 감염될까봐 전전긍긍하고 방역복을 두텁게 입으면서 사망자 시신을 염(殮) 하라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발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 사망자에 의해 코로나 감염이 된다는 과학적 근거가 없다’면서 선(先) 화장, 후(後) 장례 지침을 폐기하라고 각국에 권고했다.

이 같은 권고를 받아들여 질병청 등 우리 방역 당국에서도 선 화장 후 장례 지침을 변경하려고 관계자들과 여러 차례 회의를 하고 있다.

하지만 당장 현장에서는 반발의 목소리가 나온다. 코로나 사망자 장례 문제는 과학의 영역이 아니라 인식의 영역이라는 것이다. 

화장장에서 코로나 사망자 시신을 대하는 모습만 해도 그렇다. 질병청이나 방역 당국에서 ‘코로나 사망자로 인한 감염 우려가 없다’는 인식을 확산시키려면, 일반 사망자처럼 고인을 모시면서 방역 관계자들도 일반적 복장을 갖추는 게 옳다.

하지만 방역 관계자들은 코로나 감염을 절대 피하기 위해서라는 뉘앙스를 강하게 느끼게 만드는 복장과 행동으로 국민 불안을 조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장례협회 박일도 회장은 “방역당국부터 불안감을 조성하고, 실외에서 고인 모실 때도 저렇게 조심하면서, 실내에서 염하라는 건 무리가 아니냐”면서 “일이라는 게 순서가 있으니 방역당국에서 국민 불안을 해소하고, ‘선화장 후장례’ 지침을 바꾸는 게 맞다”고 말했다.



김충현 기자 beinlow@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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