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루마 "음반 제작·판매 금지해달라"···법원, 가처분 '기각'

2017.08.17 09:28:30

【stv 사회팀】=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인 이루마(39)씨가 'kiss the rain' 등 자신의 음원을 사용해 컴필레이션 음반을 낸 제작자와 음반사를 상대로 제작·판매를 금지해달라고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수석부장판사 김정만)는 이루마씨가 스톰프뮤직과 대표 김모씨 등 3명을 상대로 낸 저작권침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고 17일 밝혔다.

 재판부는 "이미 공표된 저작물을 타인이 적절한 재산상 대가를 지급한 뒤 자유롭게 이용하도록 하고, 이를 바탕으로 다른 형태의 창작물을 만들어 영리행위를 하는 것은 저작권법 취지에 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저작물의 내용과 형식을 직접 변경해 저작자의 인격권을 침해하지 않는 한도에서 그 해석을 원저작자와 달리하는 것은 대가를 지급하고 이용하는 이의 자유"라며 "음원 자체의 내용과 형식, 제호의 변경이 아닌 원저작자의 제작 의도나 음원에 담고자 한 사상 등에 다른 해석을 하는 것은 동일성유지권 침해가 아니라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음원 자체에 어떠한 변경을 하지 않고 이를 이용한 이상 그 문제는 저작재산권의 규율 영역일 뿐 저작인격권의 규율 영역이 아니다"라며 "이들은 음반을 제작하면서 음원 자체에 아무런 변경을 하지 않아 저작인격권인 동일성유지권의 침해가 문제될 여지가 없다"고 판단했다.

 또 "이루마씨가 저작자 이름을 표기하지 말라는 등 특별한 의사표시를 했다는 주장이 없는 한 제작자들은 저작권법 규정을 준수해 이름을 표기한 것"이라며 "동의 없이 음반이 발매돼 저작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하나 이루마씨는 각 음원의 저작재산권을 음악저작권협회에 신탁해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루마씨는 'kiss the rain', 'river flows in you', 'may be' 등 자신의 음원 145곡을 이용해 스톰프뮤직과 김씨 등이 자의적으로 '태교음반', '자장가' 같은 제목을 붙여 제작·판매해 저작권을 침해했다며 이를 금지해달라는 가처분을 신청했다.

 김씨 등은 음원들이 최초 수록된 음반을 발매한 제작자로, 음원들을 이용해 컴필레이션 앨범인 '아기의 감성지수를 높이는 피아노 태교음악', '숙면을 위한 음악' 등 2011년부터 2016년까지 29개를 제작했다.

 이루마씨는 "음원으로 나타내려 한 감정, 사상을 왜곡해 각 음반에 자의적 제목을 붙여 제작·판매해 저작권과 인격권을 침해했다"며 "종전에 전속계약을 맺어 음반을 발매했지만 현재는 계약이 종료돼 허락 없이 각 음원을 수록한 편집음반을 발매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스톰프뮤직 등은 "음반을 발매하면서 각 음원에 아무런 변경을 하지 않았고 저작자를 표시해 인격권을 침해하지 않는다"며 "이루마씨는 각 음원의 저작재산권을 모두 음악저작권협회에 넘겨 권리를 상실했고 협회 허락을 받아 음반을 제작해 저작재산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앞서 이루마씨는 2001년 김씨 등과 계약을 맺고 각 음원이 포함된 음반을 발매해왔지만 2010년 9월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그는 그해 6월 자신이 소유하고 있던 모든 저작권을 음악저작권협회에 신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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