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결국 TK·찐윤당에 머물 것인가

2025.08.19 08:25:23

반탄파 지도부 싹쓸이 가능성


【STV 박상용 기자】국민의힘이 8·22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반탄(탄핵 반대)파가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싹쓸이할 가능성을 조심스레 점치고 있다.

극우파 전한길 씨의 부정선거 주장 등에 따른 논란에도 불구하고, 특검 압수수색으로 인한 위기감이 고조되며 ‘뭉쳐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받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전당대회에서 반탄파 지도부가 탄생한다면 ‘민심과 유리된 정당’이라는 평가는 더욱더 굳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국민의힘은 한국의 유일한 보수정당으로 역사가 길지만, 어느새 TK(대구·경북)와 친윤에 갇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렇다면 국민의힘은 언제부터 이렇게 폐쇄적인 성격을 고착화 시켰을까.

흐름은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 ‘진박 논쟁’으로 올라간다. 박 전 대통령은 2016년 총선을 앞두고 진박 논쟁을 촉발했다.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이 측근에 암살된 개인사에 더해 배신자를 용납하지 않는 1인자 정치는 박 전 대통령의 시야를 좁게 만들었다.

이는 2012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취임하면서 ‘경제민주화’를 부르짖던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과 이준석 클라세 스튜디오 대표 등을 비대위원으로 선임해 신선함을 준 것과는 사뭇 달랐다.

결국 진박 논쟁과 옥새 파동을 겪은 새누리당(국힘 전신)은 더불어민주당에 밀려 원내 2당으로 내려앉았다. 이는 국민의힘이 확장을 포기하고 안주로 돌아선 기점으로 평가받는다.

2020년 열린 21대 총선을 앞두고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당권을 잡았다. 그러나 황 전 총리는 강고한 개신교인이었고, 불교 행사에 참석해 합장을 하지 않는 등 고집 센 모습을 보였다. 또한 자신의 측근을 무리하게 지역구에 꽂아넣으며 중진을 솎아내다 역풍이 불었다.

결과는 민주당이 180석이라는 역대 최대의 대승을 거두었고, 미래통합당(국힘 전신)은 103석에 그쳐 개헌저지선만 겨우 지켰다.

이후 지리멸렬한 국민의힘은 2024년 22대 총선을 앞두고 윤석열 전 대통령의 폭주를 제어하지 못하고 또다시 민주당에게 175석을 안겨주고 말았다. 국민의힘은 108석으로 이전 국회보다 고작 5석을 더 확보하는 데 그쳤다.

정치는 51%의 싸움이다. 51%를 확보하면 이기고, 49%에 그치면 진다. 51%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다수 연합을 해야 한다. 김영삼 전 대통령 집권기까지 보수당은 TK에 PK(부산·경남)을 엮어 필승전략을 구사했다. 민주당 계열의 야당은 호남의 절대적 지지를 등에 업고 수도권에서 선전했으나 ‘TK+PK’ 연합 전략을 뚫어내지 못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끊임없이 혁신을 거듭했고, 국민의힘은 스스로 지지기반을 좁히면서 자신을 가두었다.

민주당이 4050이라는 절대 우군을 확보했으며, 고소득 연합을 구축해 강고한 성을 쌓는 사이, 국민의힘은 갈팡질팡하다 길을 잃고 표류하고 있다.

국민은 이미 윤 전 대통령과 비상계엄에 철퇴를 내렸다. 그럼에도 22일 전당대회에서 반탄파가 승리하면 국민의힘의 혼란은 더 길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보수의 미래가 결코 밝지 않은 이유다.



박상용 기자 stp711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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