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으로 한국의 장례는 ‘자택 → 병원 → 장례식장 → 화장장 → 추모시설’로 이어지는 복잡한 이동 과정을 거쳐야 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장례식장, 화장장, 추모시설(봉안당, 수목장 등)을 한 공간에 통합한 ‘원스톱 장례문화’가 빠르게 확산되며, 장례 공간 구조와 서비스 방식에 대한 인식도 변화하고 있다. 장례 절차를 한 장소에서 모두 처리할 수 있어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유족의 체력적·심리적 부담도 크게 줄어든다. 특히 실질적인 장례 준비와 진행이 48시간 내외의 짧은 시간에 집중되는 현실을 고려할 때, 장소 간 이동이 없다는 점은 유족에게 큰 편의로 작용한다.
도심이 아닌 화장장과 추모시설 인근에 위치한 장례식장은 이러한 원스톱 장례문화의 핵심 인프라로 떠오르고 있다. 첫째, 이동 거리 단축으로 리무진, 앰뷸런스, 유가족용 버스 등 차량 이용이 최소화돼 의전 인력과 비용이 절감된다. 둘째, 교통 혼잡이 덜한 지역에 위치해 장례 당일 일정 조율이 수월하고, 도로 상황에 따른 지연 가능성도 낮아 시간 효율성이 높다. 셋째, 이러한 부지는 도심에 비해 상대적으로 넓은 공간을 확보할 수 있어, 대형 주차장 등 부대시설 마련이 용이하다. 이는 장례 기간 중 문상객들의 주차난을 해소하고, 방문객 편의성을 높이는 중요한 요소다.

화장장 인근 장례식장은 실용성과 경제성 외에도 ‘기억의 장소’로서의 정서적 가치도 갖는다. 장례, 화장, 봉안까지 동일한 공간에서 마친 유족은 해당 장소에 자연스럽게 애도를 투영하게 되고, 49재, 기일, 명절 성묘 등 반복적인 추모 일정에 맞춰 다시 방문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장례식장이 재 노출되고, 지속적인 브랜드 인지도 유지와 마케팅 효과까지 동반할 수 있어, 장례시설이 일회성 공간이 아닌 ‘메모리얼 파크(Memorial Park)’로 기능하게 하며, 장기적으로 유족과의 관계를 지속하는 기반이 된다.
이 같은 원스톱 장례시설은 전국적으로 확산 중이며, 공공과 민간이 협력한 다양한 모델이 등장하고 있다. 수원시 연화장, 화성 함백산 추모공원, 인제 도리안, 춘천 안식원(11월 민간 장례식장 개관 예정) 등은 대표적인 사례로, 장례식장·화장장·봉안당·수목장 등을 통합해 효율적이고 품질 높은 장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고인을 향한 전통적 예우는 지키되, 장례 절차는 보다 합리적이고 배려 중심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화장장 인근 장례식장은 단순한 ‘입지의 유리함’을 넘어, 시간·비용 절감, 정서적 안정, 반복 방문에 따른 마케팅 효과, 넓은 부지로 인한 인프라 확장성 등 다양한 장점을 갖춘 핵심 장례 인프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자체와 민간의 협력이 확대된다면, 이러한 모델은 대한민국 장례문화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끄는 중요한 방향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