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져보니…곧 죽을 듯” 탈북자가 찍은 北 참상

2024.04.29 07:55:35

길거리서 굶어죽는 주민 有…“北에선 모든 걸 100% 의심해야”


【STV 차용환 기자】북한에서 주민이 길거리에서 굶어 죽는 등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속 참혹한 실상이 찍힌 영상이 공개됐다.

28일 일본 TBS는 지난해 5월 탈북해 한국으로 온 30대 김모 씨와의 인터뷰를 보도했다.

김 씨가 탈북 전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영상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수 년간 봉쇄된 북한의 실상이 담겨 있었다.

지난해 4월 김 씨가 북한 황해남도에서 촬영한 영상 속에는 한 남성이 길가에 쓰러져 있다.

김 씨가 근처 가게 주인에게 쓰러진 남성에 대해 물으니 “제 오후부터 쓰러져 있어서 만져보니 아직 죽지는 않았다. 굶어서 쓰러져 있는 것 같은데 곧 죽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영상에는 구걸하러 온 남성이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담겨있다.

김 씨가 “신 작업반에도 굶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지 않나”라고 묻자 남성은 “굉장히 많다. 그래도 일하러 나간다. 어쩔 수 없이 나가는 사람도 많다”고 답하고는 한숨을 내쉰 뒤 “죽을 것 같다”라고 토로했다.

김 씨는 지난해 5월 7일 탈북해 한국으로 왔다. 목조선을 타고 연평도 인근 해상가지 내려오는 모험을 감행했다. 임신 중인 아내와 어머니, 남동생 가족 등 일가족 9명이 한꺼번에 탈북했다.

어부였던 김 씨는 연평도가 눈앞에 보일 때마다 혼자서라도 탈북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면서 가족을 데리고 올 방법을 찾느라 시간이 걸렸다라고 했다.

탈북한 이유에 대해 그는 “북한에서는 집 밖으로 한 발짝만 나오면 모든 걸 100% 의심해야지만 살 수 있다”며 “아무 생각 없이 거리를 걷고 있으면 누군가가 호루라기를 불고 무턱대고 붙잡아 신체검사를 하고 트집을 잡는다”고 털어놓았다.

코로나19 당시 단속기관 보안원이 수사영장을 들고 와서 쌀을 가려가려 하기에 “우리 돈으로 산 쌀”이라고 항의했다.

이에 보안원은 “이 땅이 네 거냐”면서 “네가 숨쉬는 이 공기도 모두 당의 소유”라고 윽박을 질렀다. 이에 김 씨는 모든 희망을 잃고 탈북을 결심했다.



차용환 기자 tk201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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