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교육이 필요한 이유…죽음 금기시 분위기 바꿔야

2025.07.15 14:35:48

미국·호주 등에서는 이미 시행


【STV 김충현 기자】“세상은 무덤 위에 펼쳐져 있다(The world is spread out on top of graves).”

문학 작품이나 철학적 논의에서 자주 사용되는 이 표현은 삶의 가치, 죽음과 삶의 관계 등을 천착할 때 쓰여진다.

실제로 우리는 죽음을 매일 마주한다. 우리가 먹는 모든 것들은 이미 죽은 것들이 대부분이다. 우리는 주로 죽은 동물이나 식물을 먹는다.

그런데도 죽음은 나와 먼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세구복적 성격이 큰 한국사회에 짙은 고정관념이다. 우리는 죽음으로 둘러싸여 있다.

‘메멘토 모리(Memento Mori)’는 라틴어로 “죽음을 기억하라”는 경구이다.

이 구절은 로마시대 개선 장군의 행렬에서 유래됐다. 승리에 도취된 장군이 시가 행진을 할 때, 뒤에 노예가 뒤를 따르며 “메멘토 모리”를 외쳤다. 인간은 언젠가 죽는 존재라는 점을 상기시켜 교만함을 경계하라는 뜻이다.

이러한 서양의 격언은 죽음에 대한 관조적 태도로 이어졌고, 곧 죽음 교육으로 현대에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과 호주 등지에서는 학교 교육 과정에 죽음 관련 내용을 포함하거나 죽음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미국은 죽음학(Thanatology)가 활발히 연구되고 있으며, 미국 죽음교육 및 상담협회(ADEC)에서는 죽음교육 전문가 자격증도 발급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이 같은 죽음교육을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영국 ‘옥스퍼드 휴먼즈’와 한국의 ‘그데함’이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죽음교육 공청회를 열기도 했다.

한국이 아이들을 애도·사별 과정에서 소외시키고 있지만 남겨진 삶을 위해 ‘죽음교육’이 시급하다는 데 뜻을 모았다. 또 ‘죽음교육’ 용어를 ‘상실교육’으로 대체하자는 제안도 나왔다.

한 죽음교육 전문가는 “죽음이 가까이 있다는 점과 함께 애도, 의례의 필요성 등을 함께 교육하면 한결 성숙한 사회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충현 기자 beinlow@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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