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정치팀】= 자유한국당 대표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유력 주자인 홍준표 전 경남지사의 대세론이 여전히 탄력을 받는 듯 하다. 합동연설과 TV토론을 거치며 원유철 신상진 의원 등 경쟁 후보자들이 홍 전 지사에 대한 집중 공세를 펼쳤지만 딱히 두드러진 공격포인트를 얻지는 못했다는 평가가 많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7월3일 열리는 전당대회까지 원 의원이나 신 의원이 판세를 뒤집을 만한 필살기를 꺼내들지 못한다면 홍 전 지사의 대표 등극은 떼 놓은 당상이란 말까지 나온다.
홍 전 지사가 대표에 오르게 될 경우 가장 흥미로운 장면은 친박 출신으로 그간 홍 전 지사와 대립각을 세웠던 정우택 원내대표와 어떤 관계를 유지할지 하는 부분이다.
현재 홍 전 지사는 정 원내대표의 원내투쟁 행보에 대해 결을 달리하고 있다. 그는 27일 MBC 100분토론에서 "인사청문회 갖고 마치 우리 당이 시비 거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현 지도부와 방향성을 달리 했다. 한국당은 소속 의원이 위원장으로 있는 상임위 가동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정 원내대표 역시 전당대회가 시작된 이후 홍 전 지사에 대해 비판 수위를 높여왔다. 정 원내대표는 홍 전 지사 측에서 TV토론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이 나왔을 때 "적절하지 않은 행동"이라 지적했다. 그는 또 홍 전 지사가 홍석현 전 중앙일보·JTBC 회장을 겨냥한 것에 대해선 "정치는 소위 세치 혀가 모든 문제를 일으킨다고 했고, 잘못하면 세치 혀가 사람의 마음을 벨 수도 있다"고 꼬집기도 했다.
두 사람 사이의 이같은 갈등상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바른정당 탈당파 13인의 복당에 관해 이견을 드러낸 것에서
부터 표면화됐다. 정 원내대표는 홍 전 지사가 당무우선권을 근거로 탈당파 13인을 복당시킨 것에 대해 "당내에서 이
견이 많다", "절차를 무시했다"며 재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홍 전 지사는 "대표답지 않은 말이다. 이미
대통합 구도가 돼버렸는데 그걸 자기가 또 갈라치기 하겠다(는 거냐)"며 정 원내대표를 질책했다.
대선 이후에도 두 사람은 신경전을 이어갔다. 정 원내대표는 홍 전 지사가 미국에 머무는 동안 페이스북을 통한 SNS정치를 이어간 데 대해 "미국에 좀 쉬러 갔으면 푹 쉬었으면 좋을텐데 굉장히 거기서도 바쁜가 보다"라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대선 이후 당의 지지율이 급락한 것에 대해서도 "(홍준표) 후보가 페이스북을 통해 여러 가지 의사를 전달한 말들이 국민들한테는 굉장히 실망스럽게 다가간 게 아닌가한다"며 그 책임을 홍 전 지사에 돌린 바 있다.
이렇듯 두 사람의 갈등의 골은 깊다. 더구나 홍 전 지사가 친박계 인적 청산을 제1과제로 피력한 만큼 두 사람은 이후에도 당분간 신경전을 벌일 가능성이 크다.
다만 정 원내대표가 원조 친박은 아닌데다 출신지도 자유한국당의 근거지인 TK가 아니라 충북인만큼 의외로 홍 전 지사와 호흡을 맞춰가며 친박청산 등 당의 개혁작업에 힘을 보탤 수도 있다.
김관옥 계명대 교수는 "어느 한 쪽이 당 전체를 좌우할 수는 없는 상황이기에 서로 협력하지 않고서는 당이 움직일 수 없을 것"이라며 "동거정부의 형태로서 어떤 부분에선 협력하고 어떤 부분에선 갈등하는, 휴화산과 활화산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며 유지될 것이라 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