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9년만에 감사…'朴주치의' 서창석 정조준하나

2017.06.14 09:05:04

【stv 사회팀】= 서울대병원에 대한 기관운영 종합 감사가 시작됐다. 2008년 이후 9년 만에 진행되는 감사로 약 한 달간 진행된다.

 14일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병원은 이날부터 7월14일까지 감사원이 진행하는 기관운영 감사를 받는다. 감사는 1주일동안 예비감사, 3주간 본감사를 받는 방식이다.

 이번 감사는 분야를 한정해 이뤄지는 특정 감사와 성격이 다르다. 병원 전반의 운영과 함께 조직원들의 규정 준수 여부 등 광범위한 부분에 대해 감사가 이뤄지게 된다.

 9년 만에 이뤄지는 기관운영 종합 감사를 두고 병원 내부에서는 '갑작스럽다'는 반응과 함께 지난해 불거진 각종 의혹들을 겨냥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서울대병원은 시국사건을 비롯한 각종 논란에 연루됐다.

 먼저 서울대병원은 지난해 5월 서창석(56) 원장이 병원장으로 선임되는 과정에서 불거진 '낙하산 인사' 논란에 휩싸였다.

  이는 서 원장이 2014년 9월부터 청와대 주치의를 맡았다가 지난해 2월 돌연 사임하고 원장으로 출마해 선임되는 일련의 과정에 특정한 영향력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다.

  서 원장은 오랜 기간 학회 활동을 함께 해온 이임순(64) 순천향대병원 산부인과 교수로부터 전화로 병원장 출마 권유를 받은 뒤에 주치의를 사임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교수는 서 원장과 함께 최순실(61)씨의 요구를 받아 장관급 인사를 추천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전화 당시 서 원장이 '서울대병원장을 바꾸는 게 대통령의 뜻이냐'라고 물었을 때 이 교수는 그렇다는 취지로 답변했다고 한다. 

  서울대병원이 외압을 받아 김영재(57) 원장을 강남센터 외래진료의사로 선임했으며 그의 가족 회사인 와이제이콥스메디칼에서 만드는 의료용 실인 봉합사 제품을 납품받기 시작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병원 중환자실에서 317일간 치료를 받다가 지난해 9월25일 숨진 고 백남기 농민의 사망진단서 작성과 관련한 논란도 있다.

  백 농민의 주치의인 백선하(54) 신경외과 교수는 사망 원인을 '외인사'가 아닌 '병사'로 적은 사망진단서를 작성했다.

  의혹의 핵심은 진단서 작성 과정에 정치적 고려가 개입했거나 유무형의 외부 압력이 있었는지 여부다. 이 진단서는 2015년 11월14일 민중총궐기 당시 물대포를 동원한 경찰의 과잉 진압 여부와 관련자들의 혐의를 입증하는 과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정치적 의미가 상당했다.

  논란에 대한 서울대병원 측의 대응이 석연찮다는 세간의 지적까지 맞물리면서 의혹은 점차 커졌다.

  앞서 서울대병원은 서울대 의대와 함께 특별조사위원회를 꾸려 '진단서가 일반적인 작성 지침과 다른 것은 분명하나 담당 교수가 주치의로서 진정성을 가지고 작성했음을 확인했다'라고 결론을 냈다.

  그런데 특별조사위원장이자 의사협회 사망진단서 작성 지침을 집필한 이윤성 서울대 의대 법의학교실 교수는 물론 의료계 전반에서 진단서가 부적절하다는 문제제기를 하면서 조사 자체를 의심하는 이들이 일부 있었다.

  '김영란법'으로 알려진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 여부에 관해서도 감사가 이뤄질 지 또한 병원 내부의 관심사다.

  그간 병원에는 감사의 표시로 제공되는 '외래 촌지' 또는 수술 날짜를 앞당기거나 원하는 병실을 제공받기 위한 청탁 등이 암암리에 있었다는 것이 일부 관계자들의 증언이다. 김영란법 시행 이후에도 이같은 행위가 있었는지 또한 감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이들의 전망이다.

  익명을 요구한 병원 직원은 "지난해 병원과 관련해 제기됐던 문제들을 석연치 않아 하는 분위기가 여전히 있는 상황이다. 감사를 통해 진상이 밝혀지는 것이 아닌가 내심 기대하는 이들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사회적인 변화와 맞물려 이제 병원에 숨겨진 문제들을 드러낼 수 있는 계기가 생기는 것이 아닐까라는 기대도 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직원은 "감사가 비리를 집어내 변화를 이끌어 내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며 "백남기 농민 사망진단서나 의료농단과 관련한 문제들의 진상이 드러나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는 부분도 있다"고 밝혔다.

  한 서울대 의대 교수는 "보는 측면에 따라 다르기는 하겠지만 지난해 드러난 문제들이 많았다. 병원이 여러 일에 연루됐다. 보면 답답했다"라면서 "어떤 내용의 감사인지는 모르겠지만 작정하고 들여다보면 지적할 만한 부분들이 나올 수도 있지 않겠나"라고 설명했다.

  병원 측에서는 이번 감사가 이미 예정됐던 것으로 기관운영 전반에 대해 정기적으로 살펴보는 성격일 뿐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지난해 병원을 둘러싼 의혹을 집중적으로 살펴보는 감사가 아니라는 취지다. 이번 감사는 당초 지난해 하반기 예정됐었으나 연기되면서 올해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 관계자는 "몇 년 전부터 정기감사로 예정됐었던 것이다. 병원이 크다보니 준비 과정이 오래 걸리면서 이번에 하게 된 것으로 안다"며 "일상적인 자료는 준비해뒀다. 감사원에서 진짜 원하는 자료는 예비감사 기간에 요청을 받아봐야 알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김영란법 관련해서는 현재까지 요청 사항이 따로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으며 특별히 뭐가 있을 것 같지도 않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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