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라지는 금리인상 시계'···한은 연내 인상 나서나

2017.06.13 09:05:35

【stv 경제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공식석상에서 처음 '금리조정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올해 안에 기준금리 인상 카드를 뽑아드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달 중 확실시되는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인한 압박과 함께, 국내 경제 성장률이 예상보다 높아질 것으로 보이면서 당초 내년 상반기쯤으로 관측되던 한은의 금리인상 시기가  연내로 앞당겨질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은행 이주열 총재는 지난 12일 서울 남대문로 한은 별관에서 열린 창립 67주년 기념식에서 "경기회복세가 지속될 경우 통화정책 완화 정도의 조정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해 두고 원론적인 입장을 밝힌 것이지만 '완화적 통화정책 유지'만을 강조해온 이 총재가 공식석상에서 '통화정책 완화정도의 조정'을 언급, 처음으로 인상을 시사한 것으로 시장에서는 받아들여졌다.

이 총재가 금리인상을 언급한 것은 취임 직후인 2014년 상반기이다. 이 총리는 그 이후 금리가 인하 쪽으로만 움직였다. 다섯차례 인하했으며 인상은 한차례도 없었다.
 
때문에 이 총재의 이날 언급도 당장 금리를 올리겠다는 취지가 아니라 연내에 금리인상이 없을 것이라는 시장의 전망에 변화를 주고하자는 의도가 더 큰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윤면식 한은 부총재보도 기자들과 만나 "이 총재의 발언은 지난번 메시지보다 반 걸음 더 나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긴축 신호가 임박했다기 보다는 경기 호전을 지적한 것에 무게가 더 실려 있다는 뜻이다. 

실제 이 총재는 '성장세가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추가로 올리겠다'는 등 낙관론에 힘을 줘 경제상황이 예상보다 빠르게 좋아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대신증권 공동락 연구원은 "이 총재의 발언은 경기 여건이란 전제의 총족이 필요하지만 종전까지 내놨던 통화정책 발언과 비교할 때 상당한 변화"라며 "우리 경제 펀더멘털 여건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는 시기에 나온 통화당국의 발언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이번 발언으로 당장 기준금리 변경과 같은 구체적 통화당국 차원의 행보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기준금리 인상이 이뤄진다고 할 때 전제 조건이라고 할 수 있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부담은 해외는 물론 국내적으로도 크지 않아 당장 기준금리를 인상할 정도로 제반여건이 급박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 이 총재의 발언이 오는 13~14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나왔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는 대목이다.

미국의 6월 금리인상이 기정사실화 된 상태에서 추가로 한차례 더 인상하게 된다면 한미 간 금리 역전 현상이 생기게 돼 외국인 자본 유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케이프투자증권 김유겸 연구원은 "한국은행이 2014년에 기준금리를 인하한 것은 한국 경제 상황보다는 전세계 금리가 낮아짐에 따라 보조를 맞춘 측면이 컸다"며 "경기 상황이 충분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다른 나라가 올리는 상황이면 우리가 원치 않아도 올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그러면서 "전세계적으로 출구전략이 가속화 되는 환경이면 우리도 금리인상을 고민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빠르면 올해 연말, 늦어도 내년 초에는 금리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이 총재의 임기가 내년 3월이라는 점이 금리인상 시기와 강도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은행의 한 관계자는 "정통 한은맨으로 매파 성향을 가진 이 총재가 임기 내에 한 번은 금리인상에 나서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webmaster@stv.or.kr
www.stv.or.kr



STV
Copyright @2007 STV Corp. All rights reserved.

PC버전으로 보기

STV ㅣ 사업자등록번호 : 298-86-00066 서울 영등포구 국회대로68길23, 902 ㅣ 대표전화 : 02-6264-4114 팩스 : 02-6442-5113 등록번호 : 서울아00455(2007.11.8) /발행인: 박상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