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초는 맡기고 추모는 이어간다…달라지는 명절 묘지문화

고령화·출향으로 직접 관리 부담 커져…벌초대행 이용 늘고 다음 세대 걱정도

 

【STV 박상용 기자】추석을 앞두고 가족이 함께 조상 묘를 찾아 벌초하던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가족들이 다른 지역에 살거나 나이가 들어 직접 작업하기 어려워지면서 벌초를 전문 인력에게 맡기는 사례가 늘고 있다.

 

벌초를 하려면 가족끼리 날짜를 맞추고 묘소까지 이동해야 한다. 예초기를 다루는 일에는 부상이나 벌 쏘임 위험도 따른다. 직접 벌초하기 어려운 가족들은 업체나 산림조합에 작업을 맡기고, 전후 사진을 받아 묘소 상태를 확인한다.

 

다음 세대에 묘 관리 부담을 남기고 싶지 않다는 생각도 적지 않다. ‘아무튼, 주말’이 SM C&C의 ‘틸리언 프로’를 통해 전국 20~60대 1천500명을 조사한 결과, 집안에서 매년 또는 가끔 벌초한다는 응답은 36%였다. 현재 벌초를 하는 50~60대 중 자녀 세대가 반드시 이어가길 바란다는 응답은 7%였고, 50~60대 전체의 70.7%는 자녀에게 묘 관리 부담을 남기고 싶지 않다는 데 동의했다.

 

벌초대행은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에도 등장했다. 장성군은 벌초대행 서비스 이용 할인권을 답례품으로 안내하고 있다. 고향을 떠나 살더라도 조상 묘를 돌볼 방법을 찾는 사람들의 사정이 반영된 사례다.

 

벌초를 남에게 맡긴다고 해서 성묘까지 그만두는 것은 아니다. 다만 묘소를 계속 관리할 사람과 비용을 누가 감당할지는 가족이 함께 의논해야 한다. 지금은 부모 세대가 직접 돌보더라도, 앞으로도 같은 방식으로 관리할 수 있을지는 별개의 문제다.

 

묘소 관리 부담은 장법을 정할 때도 고려할 만하다. 자연장과 산분장은 개별 봉분을 두고 벌초하는 방식과 관리 형태가 다르다. 어느 장법을 택하든 고인을 어떻게 기릴지, 남은 가족이 지속할 수 있는 방식인지를 함께 생각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