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 4건 중 1건은 타지역으로…관외 화장료 최대 10배

지난해 원정화장 8만9882건…장거리 운구·빈소 연장비까지 유족 부담 가중

 

【STV 박상용 기자】지난해 국내 화장 4건 가운데 1건가량은 고인의 거주지가 아닌 다른 지역 시설에서 이뤄졌다. 화장시설 부족으로 원정화장을 선택한 유족은 장거리 이동은 물론 관내 주민보다 최고 10배 비싼 사용료까지 부담하고 있다.

 

국회입법조사처의 ‘2026 국정감사 이슈 분석’에 따르면 2025년 전체 화장 건수는 34만9419건이며, 이 가운데 관외 화장은 8만9882건으로 25.7%를 차지했다. 연간 화장 건수는 2020년 27만8069건에서 5년 만에 7만1350건 늘었지만 전국 화장시설은 2020년 60곳에서 올해 62곳으로 2곳 증가하는 데 그쳤다.

 

원정화장의 가장 직접적인 부담은 화장료다. 서울시립승화원과 서울추모공원은 서울·고양·파주에서 6개월 이상 거주한 고인의 대인 화장료를 12만원으로 책정하고 있지만, 다른 지역 고인은 100만원을 내야 한다. 관외 이용자가 신청할 수 있는 시간도 서울추모공원 운영표상 관내·관외 공용 회차로 제한돼 비용을 감수해도 원하는 날짜를 확보하기 쉽지 않다.

 

수도권의 다른 시설도 거주지에 따라 가격 차이가 크다. 수원시연화장은 대인 기준 수원시민 15만원, 오산시민과 용인 일부 지역 주민 50만원, 그 밖의 관외 주민은 100만원이다. 용인평온의숲은 용인·안성 주민 10만원, 다른 지역 주민 90만원으로 안내하고 있다. 화성 함백산추모공원도 공동 참여지역 주민은 16만원이지만 일반 관외 이용자는 100만원을 부담한다.

 

이는 화장시설 사용료만 비교한 금액이다. 먼 지역으로 이동하면 장의차량 운행거리와 통행료에 따라 운구비가 추가되고, 이른 시간 화장을 예약하면 발인 시간을 앞당기거나 전날 이동해야 할 수도 있다. 반대로 예약이 늦어져 3일장을 마치지 못하면 빈소와 안치실 사용료, 식음료·인력 비용이 하루 더 발생할 수 있다. 봉안시설이나 자연장지, 유골함 사용료도 화장료와 별도로 계산된다.

 

시설 부족은 수도권에서 더욱 뚜렷하다. 시설 한 곳당 연간 처리 건수는 수도권 1만9657건으로 지방 3851건의 5배를 넘는다. 화장로 1기당 처리 실적도 수도권 1286건, 지방 711건이다. 수도권 화장로는 2020년 89기에서 올해 112기로 늘었지만, 신규 시설 없이 기존 시설 증설에 의존해 지역 편중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재정 지원도 현실과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의 화장시설 신·증축 국비 지원단가는 2008년부터 ㎡당 150만원으로 동결돼 최근의 건설비와 인건비 상승분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 시설이 없는 지자체가 85곳에 이르는 상황에서 공동 화장시설의 국비 지원률을 높이고 주민 편익사업과 운영비까지 지원 범위를 넓혀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2030년 국내 화장 수요는 39만건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시설이 없는 지역의 유족에게 관외 사용료와 이동비를 떠넘기는 방식으로는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어렵다. 권역별 화장시설 공동 건립과 함께 관내·관외 요금 격차를 조정하고, 원정화장이 불가피한 주민에게 사용료 차액과 운구비를 지원하는 제도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