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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사회

회사 주택을 사주 가족에게…국세청, 탈루 혐의 50곳 조사

법인 소유 고가주택 1097채 사적 이용 정황…혐의액 1조9000억원대

 

【STV 이영돈 기자】국세청이 법인 명의 부동산을 사주 일가의 주거와 휴양, 세금 회피에 이용한 혐의가 있는 기업 50곳을 선정해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조사 대상 기업에서 포착된 탈루 혐의액은 총 1조9000억원대로 파악됐다.

 

이번 조사는 법인이 소유한 고가주택 2639채의 이용 실태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시작됐다. 국세청은 이 가운데 약 42%인 1097채가 업무 목적과 달리 사용된 정황을 확인하고 법인의 세금 신고 내역과 자금 흐름을 추가 분석했다. 우선 조사 대상에는 대기업 5곳과 유가증권·코스닥 상장사 6곳이 포함됐다.

 

일부 사주는 자신이 소유하던 주택을 지배 법인에 넘겨 다주택 상태를 해소한 뒤 해당 주택에 계속 무상 거주한 것으로 조사됐다. 법인이 사업자대출로 조달한 돈을 사주 자녀의 주택 매입비와 내부공사비로 제공하거나, 주택 일부만 법인 명의로 취득해 종합부동산세 부담을 낮춘 정황도 드러났다.

 

임직원을 위한 시설로 신고한 부동산을 사주 가족만 이용한 사례도 확인됐다. 100억원대 별장과 고급 콘도의 출입을 제한해 사실상 전용 휴양시설로 운영하거나, 사용 기록과 사내 문서를 허위로 작성해 부가가치세를 공제받은 혐의가 포착됐다.

 

주거용으로 제공된 법인 부동산 중에는 서울 한남동의 200억원대 주택도 있었다. 해당 법인은 주택을 취득한 뒤 100억원이 넘는 증축과 인테리어 비용을 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른 법인들은 강남권 아파트와 고급 오피스텔을 사주 또는 자녀에게 제공하면서 정상적인 임대료를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이외의 회사 자금이 사주 일가로 흘러간 정황도 조사 대상이다. 실제 근무하지 않은 가족에게 급여를 지급하거나 개인 주택 공사비와 명품 구입비를 법인 비용으로 처리하고, 특수관계회사와 비정상적인 가격으로 거래한 사례 등이 포함됐다.

 

국세청은 금융계좌 확인과 현장 자료 확보, 디지털 포렌식 등을 통해 실제 이용자와 자금 출처를 규명할 계획이다. 세금을 추징하는 데 그치지 않고 조세포탈과 허위 세금계산서 수수 등 범칙 혐의가 확인되면 고발 조치할 방침이다. 이번 조사에서 제외된 법인과 해외 사택·유학비 지원 사례에 대한 검증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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