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박상용 기자】국민의힘이 지방선거 패배 이후 당을 수습하기는커녕 현역 의원 징계를 둘러싼 내부 충돌에 빠졌다. 장동혁 지도부를 비판하거나 지도부와 갈등을 빚은 조경태·진종오·권영진 의원에 대한 징계는 속도를 내는 반면, 장 대표를 상대로 제기된 문제는 제대로 다뤄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윤리위원회의 공정성까지 흔들리고 있다.
중앙윤리위원회는 조경태·진종오·권영진 의원에 대한 징계 절차를 개시하고 서면 질의와 당사자 소명을 준비하고 있다. 조 의원은 박덕흠 의원의 국회부의장 낙선을 유도했다는 이유로, 진 의원은 장 대표의 사퇴를 공개적으로 요구한 일 등으로 심의 대상이 됐다. 권 의원은 상임위원회 배정을 둘러싼 원내지도부와의 충돌이 문제가 됐다.
당내에서는 세 사람의 행위에 잘못이 있더라도 정치적 갈등을 윤리위 징계로 해결하려는 방식이 적절한지 의문이 제기된다. 성일종 의원은 정당이 정치하는 공간이라는 본령을 잊고 모든 문제를 징계로 처리할 수는 없다며 대화와 사실 확인이 먼저라고 했다. 김용태 의원도 권 의원이 잘못한 뒤 즉시 사과하고 당사자 간 합의까지 이뤄진 점을 고려하면 과도한 처분은 피해야 한다는 견해를 냈다.
징계 대상인 진종오 의원은 윤리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고 장동혁 대표를 위한 사적 기구처럼 변하고 있다며 해산을 요구했다. 조경태 의원도 자신이 장 대표를 윤리위에 제소한 사안은 왜 심사하지 않느냐고 반발했다. 지도부 비판 의원에 대한 절차만 빠르게 진행된다면 징계가 당의 질서를 세우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반대 목소리를 억누르는 장치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비판이다.
윤리위 내부에서도 윤민우 위원장의 운영 방식을 둘러싼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윤리위원은 공식 의결도 없이 ‘당 대표를 지속적·반복적으로 비난하면 징계하겠다’는 취지의 보도자료가 배포됐다며 윤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징계 결정문 작성 과정과 위원 간 소통에도 문제가 있었다는 주장까지 나오면서 심의 주체인 윤리위 자체가 갈등의 당사자가 된 모습이다.
당권파에서는 징계 사유가 확인된 만큼 정해진 절차에 따라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반론을 편다. 김태규 원내수석대변인은 문제를 덮으면 당 기강이 무너질 수 있다고 했고, 유영하 의원은 폭력이 동원된 행위를 정당화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다만 유 의원 역시 징계가 지나치게 속도를 내거나 온정주의로 흐르는 것은 모두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지방선거 패배 이후 국민의힘에 필요한 것은 책임 규명과 노선 재정립, 이탈한 민심을 되돌릴 쇄신책이다. 그러나 장동혁 지도부가 비판 세력을 윤리위에 세우는 데 집중할수록 당내 토론은 위축되고 지도부에 대한 충성 경쟁만 강해질 수 있다. 대표에게 제기된 문제까지 같은 기준으로 다루지 않는다면 이번 징계는 당 기강 확립보다 선택적 징계라는 불신을 키우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