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박상용 기자】화장시설 예약이 예정한 날짜에 잡히지 않으면 유족은 발인과 운구, 장지 일정을 다시 조정해야 한다. 고인도 화장할 때까지 장례식장 안치실에 계속 모셔야 하며, 시설 여건과 유족의 선택에 따라 빈소까지 연장하면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장례식장은 고인을 보존하는 안치실과 조문객을 맞는 빈소를 함께 운영하는 형태가 일반적이다. 화장 일정이 늦어지면 고인 안치부터 빈소 운영, 발인과 장지 안장까지 전체 절차가 영향을 받는다. 빈소를 정리하고 안치실만 연장할 수 있는 곳도 있지만, 사망자가 일시적으로 늘면 안치 공간이 부족해 신규 고인을 받는 데까지 차질이 생길 수 있다.
국가데이터처의 ‘2025년 출생·사망통계’ 잠정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사망자는 36만3천389명으로, 2024년보다 4천820명(1.3%) 증가했다. 2020년 30만4천948명과 비교하면 5년 사이 19.2% 늘었다.
2025년 수도권 사망자는 서울 5만2천592명, 인천 1만9천155명, 경기 7만8천71명 등 모두 14만9천818명으로 전국의 41.2%를 차지했다.
반면 2024년 전국 화장로 400기 가운데 수도권 화장로는 103기로 25.8%였다. 이후 서울추모공원 4기와 화성 함백산추모공원 5기가 증설됐으며, 2026년 1월 기준 전국 화장로는 410기로 늘었다. 시설 확충이 진행되고 있지만 수도권에 집중된 화장 수요를 분산하려면 권역별 보강이 계속 필요하다.
한국장례문화진흥원에 따르면 2025년 사망일로부터 3일째 화장을 마친 비율은 전국 75.5%였다. 서울은 69.6%, 경기는 63.1%로 전국 평균보다 낮았다. 사망 시각과 빈소 개설 시점 등도 통계에 영향을 주지만, 수도권에서 원하는 날짜와 시간대의 화장 회차를 확보하기 어려운 현실을 보여준다.
특히 오전 회차 선호와 관내 주민 우선예약이 겹치면 전체 예약에 여유가 있더라도 예정한 발인 일정에 맞는 회차를 구하기 어렵다. 관외 화장시설을 이용하면 높은 이용료에 장거리 운구비와 인력비까지 더해질 수 있다.
장례업계에서는 화장시설 확충과 함께 전문 안치센터를 구축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고인을 별도의 시설에 안전하게 모신 뒤 화장 예약일에 맞춰 빈소나 가족장·추모식 일정을 정할 수 있도록 안치와 접객 기능을 분리하자는 제안이다.
전문 안치센터는 화장장을 대체하는 시설이 아니라 화장 예약 지연과 사망자 급증에 대응하는 보완 인프라다. 도입을 위해서는 냉장 안치설비와 비상전원, 감염·위생관리, 고인 확인과 인도, 출입 통제, 운구 기준 등을 마련해야 한다. 운영 주체와 이용료, 관리 책임에 관한 제도적 근거도 필요하다.
화장장 신설에는 주민 협의와 행정절차, 예산 확보, 공사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화장로를 지속해서 늘리는 동시에 대기 기간을 감당할 안치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 화장 예약 지연이 장례 일정 연장과 비용 증가로 이어지지 않도록 전문 안치체계 구축을 본격적으로 검토할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