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박상용 기자】국제약품 계열사 국제케어가 후불식 장례 서비스 ‘국제라이프’를 내놓고 상조·장례 시장에 진입했다. 가입비와 월 납입금 없이 장례 후 비용을 정산하는 방식이지만, 후불식 특성상 최종 비용과 계약 구조를 꼼꼼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
국제케어의 진입은 비상조 기업의 장례 서비스 참여가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제약·헬스케어 계열사의 외연 확장이라는 의미는 있지만, ‘상조’ 표현이 쓰일 경우 선불식 상조와 후불식 장례대행을 같은 제도권 서비스로 오해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선불식 상조는 매월 일정 금액을 납입하고 장례 발생 시 약정 서비스를 제공받는 구조다. 할부거래법 적용을 받아 선수금 보전, 해약환급금 기준, 회계 관리 등 제도권 소비자 보호 장치 안에서 운영된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다.
반면 후불식 장례 서비스는 장례 후 비용을 정산한다. 가입비와 월 납입금이 없다는 점을 앞세우지만, 이는 사전 계약·적립 구조가 없다는 의미에 가깝다. 후불식에서 중요한 것은 환급금이 아니라 장례 후 최종 청구액이다.
후불식 장례 서비스에서 자주 문제가 되는 부분은 추가 비용이다. 기본 상품 가격이 낮아 보여도 안치료, 입관료, 운구비, 수의, 유골함 등 항목이 별도로 더해질 수 있다. 업체는 계약 전 포함 항목과 제외 항목을 명확히 설명해야 한다.
국제라이프는 가격대별 상품을 제시하더라도 의전 서비스, 장례용품, 인력 지원, 운구 거리 기준, 안치·입관 비용을 구분해 안내해야 한다. 처음 안내 금액과 실제 청구액 차이가 크면 소비자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
국제케어가 국제약품 계열이라는 점은 초기 인지도 확보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국제약품은 과거 공정거래위원회 제재, 약제비 환수 소송 대상 포함, 랜섬웨어 데이터 유출 의혹 보도 등이 있었던 만큼 장례 서비스 영역에서는 더 높은 투명성이 요구된다.
장례 서비스는 의약품이나 일반 헬스케어 제품과 다르다. 장례지도사의 전문성, 유족 상담, 장례식장 네트워크, 운구와 입관 등 현장 대응력이 품질을 좌우한다. 기업 브랜드만으로 서비스 신뢰가 보장되지는 않는다.
상조업계에서는 후불식 장례 서비스 확산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가입비와 월 납입금이 없다는 점만 강조하면 소비자는 선불식 상조의 제도적 보호 장치와 후불식 장례대행의 차이를 알기 어렵다.
소비자는 후불식 장례 서비스를 선택할 때 기본 상품 가격만 볼 것이 아니라 실제 필요한 항목을 따져봐야 한다. 안치·입관 비용, 운구 거리 기준, 수의와 유골함 선택 비용 등이 포함되는지 확인해야 한다.
국제라이프 출시는 장례 서비스 시장 경쟁 확대라는 의미가 있지만, 후불식 장례 서비스의 구조적 한계도 함께 드러낸다. 중요한 것은 가입비·월 납입금 없음이 아니라 최종 비용, 서비스 이행 책임, 소비자 설명 의무다.
선불식 상조는 제도권 관리 아래 선수금 보호와 서비스 이행 책임을 갖는 구조로 발전해 왔다. 반면 후불식 장례 서비스는 비용과 계약 책임을 소비자가 현장에서 직접 확인해야 하는 부담이 따른다. 국제라이프가 안착하려면 더 엄격한 고지 기준이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