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신위철 기자】국민의힘 내부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한 재선거 요구가 확산하는 분위기다. 서울 일부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해 투표가 지연되고 개표까지 늦어진 만큼, 문제가 발생한 지역의 선거를 다시 치러야 한다는 주장이다. 국민의힘은 국정조사와 특검 요구에 이어 재선거 문제까지 제기하며 선관위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재선거론의 근거는 참정권 침해다. 유권자가 투표소에 도착했는데도 투표용지가 없어 제때 투표하지 못했다면 선거의 기본 조건이 무너졌다는 주장이다. 특히 투표 시간이 연장되고 출구조사 결과가 공개된 뒤에도 일부 투표가 이어진 점은 선거의 공정성을 의심하게 만드는 요소로 거론된다.
그러나 당내에는 신중론도 존재한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책임을 철저히 묻는 것과 선거 결과 전체를 뒤흔드는 재선거 요구는 구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재선거 요구가 과도하게 비칠 경우 국민의힘이 선거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 정당으로 보일 수 있고, 오히려 중도층 반감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재선거가 실제 성립하려면 선거관리상의 하자가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는 점이 입증돼야 한다. 단순한 행정 착오나 유권자 불편만으로는 선거무효가 쉽게 인정되기 어렵다. 따라서 국민의힘이 재선거를 요구하려면 투표 중단 규모, 투표 포기자 여부, 해당 투표소 결과가 전체 판세에 미친 영향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정치적으로는 장동혁 대표 체제의 대여 공세와도 연결된다. 지방선거 패배 책임론에 직면한 국민의힘 지도부는 선관위 사태를 전면에 내세워 정국 주도권을 회복하려 하고 있다. 하지만 재선거 요구가 당내 수습보다 앞서 나갈 경우, 선거관리 책임론이 정치적 방어막으로 보일 위험도 있다.
국민의힘이 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 선관위의 관리 실패를 강하게 따지되, 재선거 요구는 법적 기준과 사실관계 위에서 제기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참정권 수호라는 명분이 선거 불복 논란으로 흐를 수 있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진상 규명은 필요하지만, 그 방식은 국민이 납득할 수 있을 만큼 정교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