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박상용 기자】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가 임기를 열흘가량 남기고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났다. 6·3 지방선거 패배 이후 당 안팎에서 지도부 책임론이 커지는 상황에서 사퇴 의사를 밝힌 것이지만, 임기 종료를 불과 며칠 앞둔 시점이라는 점에서 책임 있는 결단이라기보다 뒤늦은 수습에 가깝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송 원내대표는 5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선거 결과에 담긴 국민의 뜻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취지로 사퇴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지방선거 참패 후 곧바로 쇄신 메시지를 내야 했던 상황을 감안하면, 원내 사령탑의 사퇴는 너무 늦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임기 만료를 열흘 남겨둔 사퇴가 당 쇄신의 출발점으로 받아들여지기에는 정치적 무게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원내대표는 단순한 당직자가 아니다. 국회 전략과 대여 투쟁, 정책 메시지, 의원단 운영을 책임지는 핵심 자리다. 선거 과정에서 국민의힘이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했고, 패배 이후에도 당의 방향을 분명하게 제시하지 못했다면 원내지도부 역시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송 원내대표가 진정으로 선거 결과를 무겁게 받아들였다면 사퇴 시점은 임기 막판이 아니라 패배 직후였어야 한다.
이번 사퇴는 당내 책임론을 선제적으로 정리하기보다는 이미 커질 대로 커진 비판 여론에 밀려 나온 결정처럼 보인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장동혁 대표 체제에 대한 책임론과 함께 공천, 선거 전략, 메시지 실패를 둘러싼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원내대표가 임기 열흘을 남기고 물러난 것은 정치적 책임을 명확히 지는 모습이라기보다 당내 부담을 덜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로 읽힐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사퇴 이후다. 송 원내대표가 물러났다고 해서 국민의힘의 패배 원인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당이 왜 민심을 얻지 못했는지, 지도부의 판단은 어디서 어긋났는지, 원내 전략은 왜 설득력을 갖지 못했는지에 대한 냉정한 평가가 뒤따라야 한다. 사람 한 명이 자리에서 내려오는 것으로 책임론을 덮으려 한다면 쇄신은 또다시 형식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국민의힘은 곧 새 원내대표를 선출한다. 하지만 새 원내지도부 선출이 진짜 쇄신으로 이어지려면 송 원내대표의 사퇴를 단순한 인사 교체로 처리해서는 안 된다. 임기 말 사퇴라는 어정쩡한 책임론을 넘어, 지방선거 패배의 구조적 원인을 따지고 당 운영 방식 전반을 바꾸는 논의로 이어져야 한다.
송 원내대표의 사퇴는 늦은 결단이었다. 국민의 뜻을 받들겠다는 말이 설득력을 가지려면, 책임은 패배가 확인된 순간부터 분명했어야 한다. 열흘 남긴 사퇴로는 국민에게도, 당원에게도 충분한 책임 정치로 보이기 어렵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