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박란희 기자】원·달러 환율이 5일 주간 거래에서도 1540원을 넘어섰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이날 오전 9시 53분 기준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1540.6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9년 3월 10일 장중 1561.0원을 기록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환율 구간에 다시 진입하면서 금융시장 불안도 커지고 있다.
이날 환율은 전날 주간 거래 종가보다 0.7원 내린 1529.0원에 출발했지만 곧 상승세로 방향을 틀었다. 전날 야간 거래에서도 장중 1540.30원까지 올랐고, 오전 2시 기준 서울장 종가보다 2.30원 높은 153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밤사이 역외시장에서도 원화 약세 압력이 이어지면서 국내 장 개장 이후 상승 흐름이 재차 확인됐다.
환율 급등의 배경에는 중동 리스크와 외국인 자금 이탈 우려가 동시에 작용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 기대가 약해지고, 이스라엘과 레바논 간 무력 충돌도 이어지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커졌다. 국제 정세 불확실성이 높아지면 달러 수요가 늘고 신흥국 통화는 상대적으로 약세 압력을 받기 쉽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세가 이어진 점도 환율 상승을 부추겼다. 외국인은 이날 오전에도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4000억원 넘게 순매도하며 20거래일째 매도 흐름을 보였다.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면 원화를 팔고 달러를 사는 수요가 늘어 환율 상승 압력으로 이어진다.
환율 상승은 수입 물가와 기업 비용 부담으로도 연결된다.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 에너지, 원자재, 식품 등 수입 품목 가격이 오를 수 있고, 이는 소비자물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수출기업에는 단기적으로 가격 경쟁력 측면의 이점이 있을 수 있지만, 글로벌 수요 둔화와 원자재 비용 상승이 함께 나타나면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
정부와 외환당국은 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한 경계 수위를 높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만 환율을 단기간에 안정시키기 위해 무리한 개입에 나설 경우 외환보유액 부담과 시장 신뢰 문제가 동시에 제기될 수 있다. 중동 정세, 외국인 주식 매도 흐름, 미국 달러 강세가 이어지는 한 원·달러 환율은 당분간 높은 변동성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