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TV 박란희 기자】스타벅스코리아의 이른바 ‘탱크 데이’ 논란이 식음료업계의 마케팅 기조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각종 유행어와 온라인 밈을 활용한 이벤트가 늘어나는 시기지만, 최근 업계 분위기는 화제성보다 안전성을 우선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 사회적으로 민감한 기념일이나 정치·역사적 의미가 있는 시기와 맞물릴 경우 의도와 다르게 논란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식음료업계에서는 마케팅 일정과 문구, 제품명, 이벤트 콘셉트를 다시 살펴보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일부 업체는 국가 기념일과 주요 사회 이슈를 사전에 확인하는 내부 점검표를 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순한 홍보 문구 하나도 소비자 정서와 맞지 않으면 브랜드 신뢰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빙그레는 그동안 호국보훈의 달과 국군의 날을 전후해 진행해온 ‘탱크보이’ 관련 군부대 후원 행사 여부를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 해당 제품은 오래전부터 판매된 아이스크림이지만, 최근 스타벅스 논란 이후 온라인상에서 이름과 행사 시점에 대한 문제 제기가 나오면서 회사도 상황을 지켜보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도 대규모 이슈몰이형 이벤트보다는 기존 고객 접점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움직이고 있다. SNS 참여 이벤트, 앱 쿠폰, 신메뉴 체험단 등 비교적 위험 부담이 낮은 프로모션을 활용하면서도 소비자 반응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여름철 음료 수요가 큰 만큼 마케팅을 완전히 멈출 수는 없지만, 확산성만 보고 기획을 밀어붙이기 어려운 환경이 된 셈이다.
이번 흐름은 밈마케팅 자체가 사라진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온라인 유행을 가져올 때 그 표현이 어떤 역사적 맥락이나 사회적 의미와 연결될 수 있는지 살피는 과정이 더 중요해졌다. 특히 식음료 브랜드는 소비자 접점이 넓고 반복 구매가 많은 만큼 한 번의 논란이 불매, 환불, 매장 민원 등으로 빠르게 번질 수 있다.
스타벅스 사태는 기업 마케팅이 단순히 재미와 화제성만으로 평가받기 어려운 시대가 됐음을 보여준다. 소비자들은 브랜드가 사회적 감수성을 얼마나 세심하게 갖췄는지까지 보고 있다. 식음료업계가 당분간 공격적 밈마케팅보다 조심스러운 고객 관리와 내부 검수 강화에 무게를 둘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