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김형석 기자】지난해 중앙정부 채무가 1천268조원 수준으로 늘어나며 재정 부담이 다시 커졌다. 전년보다 127조원 증가한 규모로, 경기 대응과 재정 지출 확대, 국채 발행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국가채무는 정부가 직접 상환해야 하는 빚이라는 점에서 향후 예산 운용과 세입 기반 관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2025회계연도 국가결산보고서에서 중앙정부 채무는 1천268조1천억원, 국가채무는 1천304조5천억원으로 집계됐다는 보도도 나왔다.
국가채무 증가는 단기적으로 경기 대응과 민생 지원을 위한 재정 역할이 확대된 결과일 수 있다. 경기 둔화나 대외 불확실성이 커질 때 정부 재정은 완충 장치 역할을 한다. 그러나 채무 증가 속도가 빠르면 이자 부담이 늘고, 미래 세대의 재정 여력이 줄어드는 문제가 생긴다. 특히 국가채무가 매년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는 흐름은 재정 운용의 지속 가능성을 따져보게 한다.
중앙정부 채무가 크게 늘어난 배경에는 국고채 발행 증가가 있다. 세입 여건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지출 수요가 커지면 정부는 국채 발행을 통해 재원을 조달하게 된다. 문제는 고금리 또는 시장금리 상승 국면에서는 이자 비용도 함께 늘어난다는 점이다. 국가채무가 많아질수록 향후 예산에서 복지나 산업 투자보다 이자 상환에 쓰이는 비중이 커질 수 있다.
재정 건전성을 강조한다고 해서 무조건 지출을 줄이는 방식만이 해법은 아니다. 저출생, 고령화, 지역소멸, 산업 전환, 안보 투자 등 국가가 감당해야 할 지출 수요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따라서 핵심은 필요한 곳에는 쓰되, 비효율적 지출을 줄이고 세입 기반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데 있다.
정치권의 역할도 중요하다. 선거 때마다 각종 지원책과 감세 공약이 쏟아지지만, 재원 조달 방안은 충분히 설명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국가채무가 빠르게 늘어나는 상황에서는 공약의 인기보다 재정 지속 가능성을 함께 따져야 한다. 여야 모두 재정 책임을 상대에게만 돌릴 것이 아니라 중장기 재정 원칙을 세울 필요가 있다.
지난해 채무 증가는 정부 재정이 더 이상 여유롭지 않다는 신호다. 경제 규모가 커지면 일정 수준의 채무 증가는 감당할 수 있지만, 증가 속도와 재정수지 악화가 함께 나타나면 부담은 커진다. 앞으로의 과제는 성장률을 높여 세입 기반을 넓히고, 동시에 지출 구조조정을 통해 미래 세대가 감당할 부담을 줄이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