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TV 박란희 기자】장례식 부의금에서 10만 원을 보내는 사례가 5만 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나면서 조문 문화의 기준 변화가 주목받고 있다. 카카오페이가 송금 서비스 10주년을 맞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부의금 봉투 송금액 가운데 10만 원이 처음으로 5만 원보다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결혼식 축의금에서 먼저 나타난 금액 상승 흐름이 장례식 부의금에도 이어지는 모습이다.
이번 결과는 경조사비를 바라보는 사회적 기준이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과거에는 직장 동료나 일반 지인 관계에서 5만 원이 비교적 무난한 금액으로 받아들여졌지만, 최근에는 10만 원을 더 자연스러운 선택지로 여기는 분위기가 넓어지고 있다. 고물가 속에서 생활 전반의 비용 기준이 올라간 데다, 경조사 자리에서 체면과 관계를 고려하는 심리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눈에 띄는 변화는 부의금 전달 방식이다. 카카오페이의 송금 봉투 기능은 2017년부터 2025년까지 누적 4억5487만건 사용됐다. 전체 송금에서 봉투 기능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9년 13%에서 지난해 23%로 높아졌다. 단순히 돈을 보내는 기능을 넘어, 축하나 조의 같은 감정을 담아 전달하는 모바일 송금 방식이 일상 속에 자리 잡은 셈이다.
장례 현장에서도 모바일 부고와 온라인 부의금 송금은 낯선 방식이 아니게 됐다. 빈소를 직접 찾지 못하는 조문객이 계좌나 간편송금으로 조의를 전하고, 유족은 부의금 내역과 조문객 명단을 디지털 방식으로 정리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조문이 확산된 데 이어, 바쁜 생활 패턴과 장거리 이동 부담이 겹치면서 온라인 조문 방식은 장례 절차의 보조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장례업계가 이 변화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부의금 송금은 단순한 결제 편의가 아니라 조문 방식의 변화와 연결돼 있다. 모바일 부고장, 온라인 조문록, 부의금 송금 안내, 유족 정산 서비스 등이 함께 활용되면서 장례 서비스도 점차 디지털 흐름에 맞춰 재편되고 있다. 특히 장례식장과 상조회사 입장에서는 유족이 혼란 없이 조문·부의금 정보를 관리할 수 있도록 안내 체계를 정비할 필요가 커졌다.
다만 10만 원이 새로운 표준처럼 굳어지는 분위기에는 우려도 따른다. 부의금은 고인을 추모하고 유족을 위로하는 마음의 표현이지, 일정 금액을 맞춰야 하는 의무가 아니다. 관계의 깊이, 개인 형편, 조문 방식에 따라 금액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경조사가 잦은 직장인이나 자영업자, 소득이 줄어든 은퇴자에게는 부의금 기준 상승이 현실적인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
부의금 10만 원 비중 확대는 장례문화가 고정된 관습에서 벗어나 사회 환경에 따라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모바일 송금이 조문 접근성을 높이고 유족 편의를 돕는 긍정적 측면은 분명하지만, 금액 자체가 위로의 크기를 대신할 수는 없다. 장례문화의 변화는 편의와 예의를 넓히는 방향으로 가되, 조문객에게 과도한 부담을 주지 않는 균형 위에서 자리 잡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