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TV 박란희 기자】가전 구매 방식이 한 번에 사서 오래 쓰는 구조에서 필요한 기간 이용하고 관리받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 보람그룹은 이 같은 소비 변화에 맞춰 삼성전자와 함께 구독형 상조 제휴상품 ‘B&케어팩’을 선보였다. 장례 준비에 머물렀던 상조 서비스를 가전·모바일 소비와 연결해, 고객이 일상 속에서도 혜택을 체감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핵심이다.
B&케어팩은 전국 삼성스토어와 모바일스토어에서 가전제품을 구매하거나 구독하고, 스마트폰 개통 등을 진행할 때 상조 서비스를 함께 선택할 수 있는 상품이다. 냉장고, 세탁기, TV, 최신 AI 가전, 갤럭시 스마트폰 등 비교적 큰 비용이 들어가는 소비 순간에 보람그룹의 라이프케어 서비스를 접목한 방식이다.
기존 상조업계의 가전 결합상품은 한때 고객 유치 수단으로 활용됐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한계도 드러냈다. 가전 제공이나 할인 혜택이 앞에 놓이다 보니 정작 상조계약의 내용, 총 납입 구조, 실제 서비스 이용 조건이 충분히 전달되지 않는 경우가 있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혜택을 받는 것인지, 장기 비용을 새로 부담하는 것인지’를 명확히 따지기 어려웠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보람그룹이 이번에 내놓은 B&케어팩은 이런 기존 결합상품의 이미지를 벗어나 구독형 소비 흐름을 전면에 세웠다. 단순히 상조 가입의 대가로 가전을 제공하는 방식이 아니라, 소비자가 가전·모바일 제품을 이용하는 시점에 상조 서비스를 함께 설계하는 구조다. 삼성 AI 구독클럽과 연계해 36개월, 48개월, 60개월, 72개월 등 기간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 점도 특징이다.
상품 구성에 따라 최대 약 290만원 규모의 캐시백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도 소비자 관심을 끄는 요소다. 고가 가전을 마련해야 하는 신혼부부, 이사 가구, 노후 가전 교체 수요층에게 초기 부담을 낮출 수 있는 선택지가 될 수 있다. 가전 구매 비용을 한 번에 지출하기보다 장기 납입 구조 안에서 라이프케어 서비스와 함께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사은품형 결합상품과 차이가 있다.
가전 구독에 대한 소비자 인식도 이미 달라지고 있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지난 2월 전국 만 19세부터 6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64.3%는 가전 구독이 고가 제품 구매 후 후회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봤다. 62.1%는 최신 제품을 합리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방식이라고 답했고, 향후 가전 구독 서비스를 이용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도 51.7%로 집계됐다.
구독경제는 이미 생활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영상, 음악, 소프트웨어처럼 디지털 서비스에서 출발한 구독 방식은 이제 자동차, 가전, 정수기, 매트리스, 생활용품 등 실물 제품 영역으로 넓어졌다. 국내 가전업계도 단순 판매를 넘어 정기 관리, 점검, 교체, 업그레이드까지 포함한 서비스형 모델을 강화하고 있다. 해외 시장에서도 고물가와 경기 불확실성 속에 고가 제품을 소유하기보다 필요한 기간 이용하려는 흐름이 커지고 있다.
상조산업 역시 장기 납입과 장기 고객 관계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구독형 소비와 맞닿아 있다. 다만 기존 상조상품은 가입 이후 실제 장례 서비스 이용 시점까지 고객이 혜택을 체감하기 어렵다는 약점이 있었다. 보람그룹은 가전 구독과 모바일 구매 접점에 상조 서비스를 연결해 이 간극을 줄이려는 전략을 택했다. 고객이 가입 직후부터 생활 속 혜택을 확인할 수 있도록 만든 셈이다.
B&케어팩의 활용 범위는 장례 서비스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가입자는 보람그룹의 라이프링크 서비스를 통해 크루즈 여행, 웨딩, 펫 서비스, 비아젬 등으로 전환 이용할 수 있다. 당장 장례 계획이 없는 고객도 생애주기와 생활 상황에 따라 다른 서비스로 활용할 수 있어 상품 선택의 부담을 낮췄다.
보람그룹의 프리미엄 멤버십 ‘B&Alliance’도 이번 상품의 생활밀착형 성격을 강화한다. 교육, 법률, 레저 등 일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혜택을 더해 상조상품을 장래의 특정 서비스가 아니라 현재의 생활 혜택으로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이는 상조 서비스가 가입 이후 오랜 기간 유지되는 상품이라는 점에서 고객 만족도와 유지율을 높이는 장치로 작용할 수 있다.
이번 협업은 보람그룹과 삼성전자의 제휴가 한 단계 진화했다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앞선 제휴가 상조 가입과 가전 제공을 연결한 형태였다면, B&케어팩은 가전 구독, 모바일 개통, 상조 납입, 라이프케어 전환, 멤버십 혜택을 하나의 구조로 묶었다. 가전을 ‘받는’ 결합상품에서 가전을 ‘이용하는’ 구독형 라이프케어 상품으로 무게중심을 옮긴 것이다.
업계에서는 B&케어팩이 상조 제휴상품의 경쟁 방식을 바꿀 수 있는 사례로 보고 있다. 과거에는 사은품이나 할인 규모가 경쟁의 중심이었다면, 앞으로는 고객이 어떤 소비 접점에서 얼마나 자연스럽게 혜택을 체감하느냐가 중요해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가전·모바일 구매 전 혜택을 검색하고 비교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만큼, 매장 방문 전에 알고 찾는 상품으로 자리 잡는 것이 관건이 될 수 있다.
보람그룹은 삼성전자와의 협업을 바탕으로 고객 접점이 큰 산업과의 제휴를 계속 넓혀갈 계획이다. 가전·모바일처럼 생활 변화와 밀접한 분야에서 혜택 중심의 상품을 강화하고, 상조 서비스를 장례 준비 상품을 넘어 생애주기 전반을 아우르는 토탈라이프케어 플랫폼으로 키워간다는 구상이다.
김현수 보람그룹 사업기획총괄 상무는 “이번 협업은 고객이 가장 많이 접하는 소비 접점인 가전·모바일 구매 순간에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기획된 전략적 프로젝트”라며 “B&케어팩을 고객이 먼저 검색하고 매장에서 자연스럽게 문의하는 기준 상품으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삼성전자와의 협업을 출발점으로 고객 혜택 중심의 상품과 우수 기업들과의 협력을 확대해 토탈라이프케어의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