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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J news

정부, 장례식장 일회용품 감축 추진…다회용기 사용 확대 논의 본격화

다회용기 도입 장례식장 확산…위생관리·비용부담·운영기준 마련이 과제


【STV 박상용 기자】정부가 2030년까지 폐플라스틱 발생량을 줄이기 위한 탈플라스틱 순환경제 전환 대책을 내놓으면서 장례식장의 일회용품 사용 관행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장례식장은 조문객 접객 과정에서 일회용 접시, 컵, 수저, 용기 등이 대량으로 사용되는 대표적인 시설이다. 그동안 위생과 편의성, 신속한 정리 등을 이유로 일회용품 사용이 일반화됐지만, 폐기물 감축 정책이 강화되면서 다회용기 사용 확대는 상조·장례업계의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가 국무회의에서 보고한 탈플라스틱 순환경제 전환 추진계획은 2030년까지 신재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을 전망치보다 30% 이상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생활·사업장에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폐플라스틱을 약 1000만t에서 700만t 수준으로 낮추고, 플라스틱 생산 과정에서 재생원료 사용 비율을 높이는 내용이 담겼다. 페트병 재생원료 의무 사용률은 현재 10%에서 2030년 30%까지 확대되고, 식품·화장품 용기 등에 쓰이는 PE·PP 재질에도 재생원료 목표율이 설정될 예정이다.

장례업계가 주목해야 할 대목은 장례식장 다회용기 사용 유도 방침이다. 장례식장은 일반 식당과 달리 조문객이 특정 시간대에 몰리고, 유족의 접객 부담을 줄이기 위해 빠른 배식과 정리가 요구된다. 이 때문에 일회용품 사용이 관행처럼 굳어졌다. 그러나 조문객 수가 많은 장례의 경우 짧은 기간에도 상당한 양의 폐기물이 발생한다. 장례식장 음식 제공 구조가 바뀌지 않는 한 일회용품 감축 정책에서 장례시설을 제외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다회용기 전환은 단순히 일회용 접시를 다회용 접시로 바꾸는 수준의 문제가 아니다. 장례식장 현장에는 세척·소독 시설, 보관 공간, 회수 동선, 파손 관리, 위생 점검, 추가 인력 배치 등 여러 요소가 함께 필요하다. 특히 장례식장 이용자는 위생 문제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다회용기 사용이 유족과 조문객에게 불편이나 불안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도록 세척 기준과 소독 절차, 관리 책임을 명확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상조회사와 장례식장 간 역할 정리도 필요하다. 상조회사는 장례 절차 전반을 안내하고, 장례식장은 빈소 운영과 식음료 제공을 담당하는 경우가 많다. 다회용기 사용이 확대되면 유족에게 어떤 방식으로 안내할지, 비용은 어디까지 포함되는지, 조문객 증가 시 추가 물량을 어떻게 확보할지 등을 사전에 정리해야 한다. 계약 과정에서 다회용기 사용 여부와 추가 비용 발생 가능성을 투명하게 설명하지 않으면 친환경 전환이 오히려 민원으로 이어질 수 있다.

비용 문제도 현장 확산의 핵심 변수다. 다회용기는 초기 구매비용뿐 아니라 세척·운반·보관·파손 관리 비용이 뒤따른다. 자체 세척 설비를 갖춘 대형 병원 장례식장과 외부 세척업체를 이용해야 하는 중소 장례식장의 여건은 다를 수밖에 없다. 공공 장례식장이나 지자체 시설부터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민간 장례식장에는 시설 개선비, 세척비, 인증비 등을 지원하는 방식이 현실적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환경정책이 장례 서비스 품질과 충돌하지 않도록 세부 기준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 장례식장은 예측 가능한 일반 영업장과 달리 장례 건수와 조문객 규모가 일정하지 않다. 갑작스럽게 조문객이 늘어나는 경우도 있어 다회용기 물량 확보와 회수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작동해야 한다. 정부가 권고 수준에 그칠 경우 현장 적용이 더딜 수 있고, 반대로 준비 없이 규제만 강화하면 비용 부담이 유족에게 전가될 수 있다.

다회용기 사용 확대는 장례문화 변화와도 맞닿아 있다. 최근 장례 소비자는 가격 투명성, 간소화, 친환경성, 공공성을 중요한 기준으로 보고 있다. 자연장, 수목장, 산분장 등 친환경 장사 방식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흐름 속에서 장례식장 운영 방식 역시 환경 책임을 요구받고 있다. 다회용기 도입은 장례식장이 폐기물 배출을 줄이고 지속가능한 운영체계를 갖추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상조·장례업계 입장에서는 이번 정책을 단순한 규제 부담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 장례식장과 상조회사가 다회용기 사용, 음식물 쓰레기 감축, 포장재 절감, 친환경 장례용품 사용 등을 체계적으로 결합하면 새로운 서비스 경쟁력이 될 수 있다. 장례 절차의 품격을 유지하면서도 환경 부담을 줄이는 방식은 향후 소비자 신뢰를 높이는 요소가 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의 탈플라스틱 대책이 장례식장 현장에 안착하려면 업계의 자율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시설 규모별 적용 기준, 위생 인증 체계, 세척 전문업체 관리 기준, 비용 지원 방안, 유족 안내 표준안 등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 장례식장의 다회용기 전환은 폐기물 감축을 넘어 장례서비스의 운영 방식과 산업 이미지를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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