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TV 이영돈 기자】김관영 전북도지사의 현금 제공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식사비 기부행위 의혹까지 수사 범위를 넓혔다. 기존 수사가 참석자들에게 지급된 현금의 성격을 따지는 데 집중됐다면, 이제는 당시 모임의 식사비가 누구의 돈으로 결제됐는지, 선거법상 기부행위에 해당하는지까지 들여다보는 단계로 확대된 것이다.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현직 광역단체장을 둘러싼 수사가 확대되면서 전북 정치권의 파장도 커지고 있다.
전북경찰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전북 지역의 한 기초의원 A씨를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 A씨는 지난해 11월 30일 전주시의 한 식당에서 열린 식사 자리에 김 지사의 참석을 주선하고, 식사비 결제 과정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자리에는 더불어민주당 청년 당원과 기초의원, 출마 예정자 등 20여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해당 식당에서 식사비 105만원 결제 내역이 담긴 영수증을 확보하고 결제자와 비용 출처를 확인하고 있다. 일부 참석자들은 1인당 5만원가량의 식사비를 걷어 A씨에게 전달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실제 참석자들이 비용을 부담했는지, 아니면 특정인이 대납했는지에 따라 선거법 위반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고 보고 자금 흐름을 추적하고 있다.
이번 수사는 기존 현금 제공 의혹과 맞물려 있다. 김 지사는 당시 참석자들에게 대리비 명목으로 1인당 2만원에서 10만원가량의 현금을 나눠준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앞서 선거관리위원회는 김 지사가 참석자 등 18명에게 108만원을 제공한 것으로 보고 고발한 바 있다. 경찰은 현금 제공의 목적과 대상, 금액, 전달 경위 등을 살펴보는 한편 식사비 결제까지 함께 조사하고 있다.
공직선거법은 후보자나 그 소속 정당을 위해 기부행위를 하는 것을 제한하고 있다. 지방선거 출마 예정자나 정치 관계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식사비나 교통비 명목의 금품이 오갔다면, 그 성격과 목적에 따라 법적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참석자들이 실제로 식사비를 부담했다는 진술과 결제 내역이 일치하는지, 현금 제공이 단순한 대리비 지급인지 정치적 지원 성격을 띠는지가 향후 수사의 쟁점이다.
김 지사 측은 그동안 현금 제공 의혹과 관련해 불법적인 의도가 없었다는 취지로 해명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경찰 수사가 식사비 출처까지 확장되면서 단순한 현장 해프닝으로 정리되기는 어려워졌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식사 자리의 성격과 비용 처리 경위를 확인한 뒤 김 지사도 소환해 조사할 방침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은 지방정치에서 식사 제공과 현금 지급이 얼마나 민감한 사안인지를 보여준다. 선거를 앞둔 정치인의 모임은 참석자 구성과 비용 부담 방식, 금품 제공 명목까지 모두 선거법 판단의 대상이 될 수 있다. 경찰 수사가 김 지사의 직접 관여 여부와 기부행위 성립 여부를 어디까지 확인하느냐에 따라 사건의 파장은 전북 지방선거 구도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