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TV 박상용 기자】전재수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와 부산 북갑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화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통일교 관련 까르띠에 시계 의혹을 놓고 다시 정면충돌했다. 그러나 이번 공방의 무게중심은 한동훈의 거친 공격보다 전 후보의 대응에 더 실리고 있다. 시민들이 궁금해하는 것은 복잡한 법률 논리가 아니라 시계를 받았는지, 받지 않았는지에 대한 분명한 설명인데 전 후보는 이번에도 그 질문을 곧장 받아치지 못했다.
전 후보는 16일 인터뷰에서 한 전 대표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받았다고 말해도, 받지 않았다고 말해도 선거법상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취지의 설명도 내놨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의혹을 정리하기보다 오히려 더 부풀리는 대응에 가깝다. 결백을 주장해야 할 정치인이 사실관계에 대한 직접 답변보다 법적 위험과 수사 재점화 가능성부터 앞세우면, 유권자 눈에는 자신 있는 해명보다 계산된 방어로 비칠 수밖에 없다.
한동훈은 이 틈을 파고들었다. 그는 17일 페이스북에서 전 후보가 까르띠에 시계를 안 받았다는 한마디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며 고소를 걸어오면 오히려 다시 수사가 이뤄지고 결국 무거운 처벌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압박했다. 표현의 수위는 거칠지만, 전 후보가 끝내 비켜간 핵심 지점을 정면으로 건드렸다는 점에서 정치적 파급력은 작지 않다. 상대가 과장된 공세를 펼칠수록 당사자는 더 단순하고 또렷하게 답해야 하는데, 전 후보는 정반대의 길을 택했다.
문제는 이 논란이 단순한 선거용 말싸움으로만 보기 어렵다는 데 있다. 합동수사본부는 4월 10일 전 후보의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에 대해 공소시효 도과와 증거 불충분 등을 이유로 불기소 또는 불송치 판단을 내렸지만, 수사 과정에서 통일교 측이 785만원 상당의 까르띠에 시계를 구입한 정황과 전 후보 지인이 해당 시계를 수리 맡긴 사실까지는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적 판단이 더 나아가지 못했다고 해서 정치적 의문까지 함께 사라졌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여기에 전 후보 보좌진 4명이 증거인멸 혐의로 기소된 점도 가볍게 넘기기 어려운 대목이다. 지역구 사무실 컴퓨터를 초기화하고 저장장치를 훼손한 정황이 확인됐다는 수사 결과는, 사건 전체를 단순한 정치공세로만 밀어붙이기 어렵게 만든다. 전 후보 본인이 형사처벌을 피했다고 해도, 주변에서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에 대한 정치적 설명 책임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부산시장 후보라면 불기소 처분을 방패로 삼기보다 의혹의 경위와 남은 의문을 시민 앞에 먼저 설명하는 것이 순서다.
하지만 전 후보의 선택은 설명보다 고소였다. 이미 종결된 사안이라는 말을 반복하면서도, 정작 유권자가 바로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는 의혹을 털어내지 못했다. 법적 절차 종료와 정치적 납득은 전혀 다른 문제인데도, 전 후보는 두 문제를 한꺼번에 덮으려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선거를 앞둔 후보가 의혹 제기를 정면 반박하기보다 질문 자체를 법률전으로 끌고 가려 한다는 인상을 준다면, 그 부담은 시간이 갈수록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부산시장 선거는 결국 도시를 책임질 인물의 신뢰를 묻는 과정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까르띠에 시계 공방은 한동훈의 공격 정치가 아니라 전재수의 해명 실패를 더 도드라지게 만든 장면으로 남고 있다. 가장 쉬운 질문에 가장 쉬운 방식으로 답하지 못한 채 고소와 법리 대응으로 버티는 모습은, 부산 시민에게 안정감보다 불신을 더 키울 가능성이 크다. 전 후보가 정말 의혹을 털어내고 싶다면 상대를 향한 경고보다 먼저 자신을 향한 질문에 분명하게 답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