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TV 이영돈 기자】더불어민주당이 정원오 서울시장 예비후보를 둘러싼 해외출장 의혹을 제기한 국민의힘 김재섭 의원에 대해 당 차원의 고발 검토에 들어갔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시장 선거 구도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민주당이 자당 유력 주자를 향한 공세를 단순 해명에 그치지 않고 법적 대응으로 맞받아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정청래 대표는 1일 강원 철원 일정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김 의원과 관련해 "(김 의원에 대해) 법적으로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구체적인 조치와 관련해서는 "당 법률위원회에서 (보고가) 올라오면 판단하겠다"고 말해, 당 차원의 공식 대응 여부를 법률 검토 결과에 따라 결정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미 실무 검토가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이날 김 의원 발언에 대해 당 법률위원회가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며 허위사실로 밝혀질 경우 단호하게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용우 법률위원장도 당 차원에서 고발을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하며 대응 수위를 높였다.
논란의 발단은 김 의원이 전날 제기한 정 후보 관련 의혹이었다. 김 의원은 정 후보가 성동구청장 재임 시절 여성 공무원과 멕시코 휴양지에 출장을 다녀왔고, 관련 문서에 해당 직원의 성별이 남성으로 표기됐다고 주장했다. 또 의원실의 자료 제출 요구 과정에서 구청 측이 성별 항목을 가려 제출한 점을 문제 삼으며, 의혹 은폐 가능성까지 제기했다.
김 의원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출장 이후 해당 직원이 더 높은 급수의 직위로 다시 채용됐다며 인사 특혜 의혹도 함께 꺼내 들었다. 아울러 칸쿤 일정의 구체성이 부족하다고 주장하며 추가 제보에 따른 검증도 예고했다. 단순 출장 논란을 넘어 공문서 기재와 인사 문제까지 묶어 정치 쟁점화를 시도한 셈이다.
이에 정 후보 측은 의혹 제기 직후부터 전면 반박에 나섰다. 정 후보 캠프는 해당 출장이 멕시코 선관위 등의 공식 초청에 따른 공무였으며, 김두관 의원과 이정옥 전 여성가족부 장관 등을 포함한 모두 11명의 한국 참여단이 함께한 일정이었다고 설명했다. 여성 공무원 1명이 포함됐다는 이유만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사실관계를 왜곡한 네거티브 공세라는 입장이다.
성별 오기 논란에 대해서는 구청의 단순 실수라고 해명했다. 또 해당 직원 채용 문제 역시 출장과 무관하게 정해진 절차에 따라 이뤄졌는데 이를 두고 파격 승진이나 특혜 인사로 몰아가는 것은 성차별적 가해라고 반박했다. 정 후보 측은 결국 김 의원을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서울 성동경찰서에 고발했다.
민주당 지도부와 소속 인사들도 일제히 김 의원 비판에 가세했다. 백승아 원내대변인은 "(김 의원이) 자극적 단어만을 떼어내 마치 특정 여성과의 부적절한 관계처럼 몰아간 것은 명백한 사실 왜곡이자 악의적 프레임 조작"이라며 "법적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의 문제 제기가 검증을 넘어 정치적 낙인찍기라는 점을 부각한 것이다.
박성준 의원도 방송 인터뷰에서 "입증할 수 있는 제3의 증인, 사진, 녹취 등을 준비하고 나와야 하는 것이지 단순한 의혹 제기로 그치는 모습"이라며 "유격수 앞 땅볼로서 그냥 아웃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의혹 제기의 무게에 비해 뒷받침할 만한 객관적 증거가 부족하다는 점을 정면으로 비판한 발언으로 읽힌다.
정 후보와 같은 당 서울시장 경선 주자인 전현희 예비후보도 김 의원을 비판하며 방어선에 가세했다. 전 후보는 "김 의원의 의혹 제기는 충분한 사실 확인 없이 자극적 표현과 왜곡된 프레임으로 민주당 후보를 흠집 내려는 부당한 정치공세"라며 "검증을 빙자해 특정 성별이나 개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방식은 안 된다"고 밝혔다. 경선 경쟁과 별개로 당 전체가 공동 대응 기조를 형성한 모습이다.
민주당은 이번 사안을 단순한 후보 개인 차원의 논란이 아니라 선거 국면에서 벌어진 허위 의혹 제기이자 악의적 프레임 공세로 규정하고 있다. 당 법률위원회 검토 결과에 따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는 물론, 공무상 비밀 누설 등 추가 법적 쟁점까지 검토 대상이 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선거전 초반부터 여야가 법적 공방으로 정면 충돌하는 양상이다.
서울시장 선거를 둘러싼 이번 공방은 후보 검증과 흑색선전의 경계를 둘러싼 논쟁으로도 번지고 있다. 국민의힘이 정 후보의 도덕성과 공직 수행 적정성을 정조준하고 나서자 민주당은 사실 왜곡과 명예훼손이라며 강경 대응에 나섰다. 향후 법률 검토와 수사 진행 여부에 따라 서울시장 선거판의 공세 수위도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