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TV 신위철 기자】국민의힘이 6·3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를 동시에 실시하는 방안에 당 차원에서 반대하고 있는 가운데, 당내에서는 조경태 의원에 이어 김용태 의원까지 공개적으로 개헌 참여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국민의힘을 제외한 여야 6개 정당이 개헌안 발의 절차에 착수한 상황에서 당 내부 이견이 잇따라 표면화하면서, 개헌 정국이 여야 대치를 넘어 국민의힘 내부 균열 양상으로까지 번지는 모습이다.
김용태 의원은 1일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이 국민만을 바라보고 개헌에 참여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헌법은 민주공화국에서 최상의 권위를 갖는 규범”이라며 “헌법의 개정 필요성이 있을 때 개헌의 내용과 절차에 대해 국회가 논의하는 것은 당연한 책무”라고 강조했다. 개헌 논의 참여 자체를 정략적 이해관계로 재단할 사안이 아니라는 점을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김 의원은 당 지도부의 반대 논리에도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정당이 개헌안에 대한 의견이 달라서 반대할 수는 있지만 지금 국회에 상정된 개헌안은 국민의힘이 반대할 내용이 없다”고 했고, “국가와 국민에게 필요한 일이라면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참여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개헌을 둘러싼 당의 태도가 원칙보다 정치적 계산에 치우쳐 있다는 문제의식이 깔린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번 개헌안의 핵심 취지에 대해서도 김 의원은 국민의힘 가치와 배치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제안된 개헌안의 핵심 취지는 위헌·위법한 비상계엄을 막기 위한 것”이라며 부마 민주항쟁과 5·18 민주화운동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 지역 균형발전 명시 역시 국민의힘이 지향해온 가치와 일치한다고 밝혔다. 개헌안 내용 자체를 놓고 보면 반대 명분이 약하다는 점을 부각한 셈이다.
현직 대통령 연임 가능성을 둘러싼 우려에 대해서도 김 의원은 반대 논거가 될 수 없다고 봤다. 그는 “개헌을 통해 현직 대통령이 연임할 수 있다는 우려는 ‘전형적인 장기 독재체제의 수법’임을 못 박고 정당 간 약속을 끌어낼 문제”라며, 권력구조 개편 논의 과정에서 충분히 차단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개헌 논의 자체를 거부할 이유로 삼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는 뜻이다.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를 함께 치르는 방식에 대해서도 김 의원은 문제 삼을 수 없다고 했다. 그는 “똘똘 뭉쳐서 개헌을 저지하고 나면 우리에게 무엇이 남느냐”고 반문하며, 당 지도부가 “구차한 이유로 개헌에 반대하는 것은 107명 의원의 ‘절윤 결의문’을 무효화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당의 중도보수 확장 전략과도 충돌하는 선택이라는 점을 우회적으로 겨냥한 발언이다.
김 의원에 앞서 조경태 의원도 이미 개헌 논의 참여를 요구한 바 있다. 조 의원은 지난달 20일 당을 향해 부마 민주항쟁 정신과 5·18 민주화운동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 계엄에 대한 국회 사후 승인권, 국가균형발전을 지방자치 장에 명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개헌안 논의에 적극적으로 임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당내에서 개헌 참여론이 단발성 목소리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반면 국민의힘 지도부는 여전히 지방선거 동시 개헌 투표에 선을 긋고 있다. 장동혁 대표는 전날 개헌 논의를 주도하고 있는 우원식 국회의장을 만나 “급하게 원포인트 개헌을 밀어붙이는 게 이재명 대통령의 연임으로 가기 위한 전 단계 아니냐는 의심을 갖게 될 수밖에 없다”며 재차 반대 입장을 밝혔다. 개헌 시기와 추진 방식 모두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 당 지도부 판단이다.
지도부는 헌법 개정이 단순한 정치 일정의 일부처럼 다뤄져서는 안 된다는 입장도 분명히 하고 있다. 나라의 기본 틀을 바꾸는 개헌은 헌법 한 글자를 고치더라도 국민 다수의 폭넓은 합의가 전제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여권과 우 의장이 주도하는 개헌 드라이브가 향후 권력구조 개편과 대통령 연임 논의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계심이 당내 반대론의 핵심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야 6개 정당은 오는 6일 개헌안을 발의할 계획이다. 개헌안에는 5·18 민주화운동과 부마항쟁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 대통령 계엄권 제한, 지방분권과 국가균형발전 원칙 강화 등이 담길 예정이다. 우 의장과 개헌 찬성 진영은 이를 통해 비상계엄 재발 방지와 지방자치 확대를 동시에 제도화하겠다는 구상을 내세우고 있다.
문제는 국회 의결 정족수다. 개헌안이 국회를 통과하려면 재적의원 3분의 2인 197명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지만, 국민의힘을 제외한 6개 정당과 이들 정당 성향 무소속 의원 의석을 모두 합쳐도 188석에 그친다. 구속된 강선우 의원의 표결 참여 여부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결국 국민의힘에서 최소 9명에서 10명가량의 이탈표가 나와야 개헌안 가결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 내부에서 나오는 공개 찬성론은 단순한 의견 표명을 넘어 실제 표 계산과 직결되는 변수로 평가된다. 김용태 의원과 조경태 의원의 발언이 추가 이탈표로 이어질지는 미지수지만, 개헌 찬반을 둘러싼 당내 기류가 단일하지 않다는 점만은 분명해졌다. 우 의장과 개헌 추진 세력이 국민의힘 내부 균열 가능성을 주시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당내 일각에서는 공개 이견 표출 방식에 대한 불만도 감지된다. 지도부와 사전 조율 없이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당론과 다른 입장을 바로 드러내는 것이 적절하냐는 문제 제기다. 다만 다른 한편에서는 개헌이 헌정 질서와 국가 운영 체계 전반에 관한 문제인 만큼, 정치적 유불리보다 내용과 원칙을 중심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반론도 나온다.
결국 개헌 정국의 향방은 여야 협상만이 아니라 국민의힘 내부 선택에도 달려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지도부가 반대 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개별 의원들의 공개 참여론이 더 이어질 경우, 지방선거와 맞물린 개헌 논쟁은 더욱 복잡한 국면으로 접어들 수 있다. 국민의힘이 반대 일변도 전략을 유지할지, 아니면 제한적 참여 여지를 열지에 따라 개헌 성사 가능성도 달라질 전망이다.





